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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TEST][새책] 과학동아 에디터와 함께 읽는 이달의 책

▲ 동녘사이언스, 이형룡
 

기하학과 물리학의 무한한 동행

 

수학의 중력

야우 싱퉁, 스티브 네이디스 지음│박초월 옮김
동녘사이언스│336쪽│2만 2000원

 

현대 이론물리학의 근간인 끈이론, 그 끈이론의 핵심에 칼라비-야우 다양체가 있다. 요약과 오류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해보자. 끈이론은 인간이 겪는 시공간이, 인식 가능한 4차원과 인식 불가능한 6차원이 결합한 10차원 공간으로 구성된다고 본다. 칼라비-야우 다양체는 이 인식 불가능한 6차원 공간의 존재와 특성을 규명해냈다. 그런 까닭에 칼라비-야우 다양체는 현재 이론물리학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 책 ‘수학의 중력’을 쓴 야우싱퉁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 명예교수가 칼라비-야우 다양체의 바로 그 ‘야우’다. 이 밖에도 현대 미분기하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수학자인 야우는 1982년 필즈상을 받았다. 한편 ‘칼라비’는 이 다양체의 기하학적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이탈리아 수학자 에우제니오 칼라비다. 두 수학자의 이름이 합쳐진 이 다양체가 끈이론의 구조를 지탱, 확장하는 이유도 ‘수학의 중력’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저자의 가장 큰 학문적 업적인 칼라비-야우 다양체야말로 ‘기하학과 물리학의 무한한 학문적 동행’을 강조하는 ‘수학의 중력’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을 이 책의 독자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의 중력’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없는 현대 물리학이 불가능하듯, 기하학적·수학적 도구가 없었다면 일반상대성이론도 상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서술한다. 오늘의 물리학은 ‘중력은 곧 시공간의 곡률’이란 아인슈타인의 고유한 통찰 위에서 자랐다. 물리학의 이 성장기를 ‘수학의 중력’이 놓치지 않은 덕분에, 가우스와 베른하르트 리만의 비유클리드 기하학, 물리학적 도구로서 마르셀 그로스만과 다비트 힐베르트가 확장, 조정한 수학적 기초가 아인슈타인의 독창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수학의 중력’은 일반상대성이론과 끈이론을 기준 삼아 현대 기하학·수학과 물리학의 상보적 성장의 과정을 유려하게 조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이 조망이 기하학·수학과 물리학의 동행이 심화될 때 열릴 가능성을 통찰한 점에서도 이 책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인 야우싱퉁은 “끈이론은 실험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끈이론의 입증이란 과제야말로 오히려 현대 과학의 혁신적인 연구를 이끈 동력이었음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역설한다. 그가 끈이론의 초석을 놓은 당사자 중 한 명이란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그렇더라도 이론적 계산, 기하학적 정의의 성과가 물리학의 관측, 실험으로 구현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가장 깊이 경험한 저자가, 수학과 물리학은 계속 가까워져야 한다고 강조한 데서 그의 대가다운 통찰이 빛난다.

 

▲ 골든래빗, GIB
 

 

AI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나만의 AI를 만드는 법

 

챗GPT와 함께 배우는 인공지능 엔트리 마스터하기

김종훈, 김현경, 김동건 지음
골든래빗│320쪽│2만 2000원

 

인공지능(AI)가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들어 AI 기술의 현재 수준이나 가까운 미래의 발전 전망에 대한 논쟁이나 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AI의 장기적 전망만큼은 이견이 없다는 의미도 있다. 결국은 AI가 우리의 일상을 뒤바꾼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으니, 그렇다면 당장 내일은 AI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각자의 관심도 크고 그에 대한 생각의 차이들도 더 두드러진다. 다들 AI를 보며 마음이 급한 셈이다.


그래서 이젠 챗GPT로 당장 필요한 정보나 결과물을 능숙하게 추출하는 건 물론이고, AI의 원리를 이해하고 제작하는 소양이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한국의 각급 학교에선 블록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AI 교육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신간 ‘챗GPT와 함께 배우는 인공지능 엔트리 마스터하기’는 블록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한국의 교육 과정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엔트리로, 독자들이 직접 AI 코드를 짤 수 있도록 기초부터 고급 개념까지 체계적으로 구성한 안내서다.


특히 ‘챗GPT와 함께 배우는 인공지능 엔트리 마스터하기’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한국 독자들에게도 가장 친숙한 AI인 챗GPT를 활용해서 독자들이 엔트리로 AI를 설계하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챗GPT는 텍스트 기반으로 작동하므로 블록 기반인 엔트리 코드 자체를 생성하진 못한다. 하지만 현업 개발자들도 인정할 정도로 코딩 능력이 뛰어난 챗GPT는 AI 프로그램의 전반적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 블록코드의 배치 등에 관한 유용한 가이드다.


블록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인 엔트리나 AI 프로그래밍이 낯선 독자들을 위해, ‘챗GPT와 함께 배우는 인공지능 엔트리 마스터하기’는 챗GPT가 제공하는 AI 문제의 해결 방안을 살펴보며 엔트리로 구현하도록 구성됐다. 이 책의 학습 단계에 따라 엔트리로 제작 가능한 17개의 AI 작품과 그 제작 및 실행 방법도 상세하게 담아서 독자들이 쉽게 자신만의 AI를 만들 수 있다. 챗GPT 같은 AI가 어떤 원리로 어떻게 프로그래밍되는지 이 책에서 경험하며, AI와 함께할 미래를 그려보자.

 

 

▲ 웅진지식하우스
 

|신경다양성에 관한 매력적인 통찰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뇌

세이디 딩펠더 지음 〡 이정미, 이은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〡 388쪽 〡 1만 9800원

 

사람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독특한 경험에서 비롯된 자기 실험 논픽션이다. 저자는 엉뚱한 사건으로 가득 찬 삶의 긴 미스터리를 풀면서, 뇌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방식을 방대한 자료와 첨단 연구를 섭렵하며 탐구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인간 뇌의 광활한 세계를 들여다보며, 인간 존재에 관한 보다 유연한 시각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까치
 

|AI의 미래를 만들 수학의 경이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〡 노승영 옮김 〡 까치 〡 464쪽 〡 2만 5000원

 

이제 인공지능(AI)은 진짜 생각하는 기계가 됐다고 볼 수 있을까? AI가 앞으로 인류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개인들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장밋빛 기대와 어두운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과학저술가 아닐 아난타스와미의 이 책은 오늘날의 AI를 가능케한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핵심 수학을 상세하게 살펴봄으로써, 기계 안에서 어떤 과정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제시한다.

 

▲ 사이언스북스
 

|모두가 겪은 탄생을 풀어낸 과학 에세이

 

엄마 생물학

이은희 지음 〡 사이언스북스 〡 304쪽 〡 2만 2000원

 

엄마가 1인용인 자신의 몸을 아이와 나눠 쓰는 탄생의 본질적 문제를, 한국의 대표 과학 저술가 하리하라가 정면으로 다룬 과학 에세이다. 수정된 날은 같지만 태어난 날은 다른 ‘세쌍둥이’를 낳은 저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겪는 배란에서 수정까지, 입덧에서 출산까지, 성의 진화에서 젠더 갈등까지, 인간 탄생의 과정에서 겪는 온갖 문제를 망라해 과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풀어냈다.

 

▲ 심심
 

|가장 실용적인 혁신 솔루션, 희망

 

희망찬 회의론자

자밀 자키 지음 〡 정지호 옮김 〡 심심 〡 436쪽 〡 2만 2000원

 

전략과 습관을 통해 냉소주의를 떨치고 희망찬 회의주의자가 될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책이다. 보통 남의 말을 잘 무시하거나 감정 없이 말을 툭 던지는 사람을 똑똑하다고 여기고 이를 냉소주의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유명한 추리 소설 ‘셜록 홈즈’에 등장하는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를 통해 진짜 냉소주의의 원형과 변질된 현대의 냉소주의의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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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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