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인간보다 협동심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doi: 10.1073/pnas.2414274121 오퍼 파이너만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 복잡계 물리학과 교수팀은 인간과 개미가 짐 옮기기 문제, 일명 ‘피아노 운반 퍼즐’을 해결하는 능력을 비교했다. 이 퍼즐은 T자 형태의 물체를 왼쪽 공간에서 두 개의 좁은 통로를 통과해 오른쪽 공간으로 옮기는 과제다.
연구팀은 개미와 인간의 신체 비율에 맞춰 크기만 조정된 동일한 형태의 미로를 설계했다. 실험에는 개미와 인간 각각 3개 집단이 참여했다. 개미는 한 마리, 7마리의 소규모 집단, 80마리의 대규모 집단이, 인간은 한 명, 6~9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집단, 16~26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집단이 퍼즐을 운반했다.
이때 개미는 음식처럼 보이는 짐을 개미굴 쪽으로 열려 있는 세 번째 공간으로 옮기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인간 실험 참가자는 개미와 유사하게 짐에 연결된 손잡이를 이용해서 물체를 운반하게 했다. 대신 인간에게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게 해 말과 눈짓을 제한했다. 개미는 짐을 통해 전달되는 힘으로만 의사소통하는 반면, 인간 실험 참가자들은 말이나 눈짓으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개미는 집단 규모가 커질수록 성과가 향상됐다. 한 마리 개미가 퍼즐을 해결하는 데는 약 10분이 걸린 반면, 소규모 그룹은 약 8분, 대규모 그룹은 약 4분 30초가 걸렸다. 개미의 대규모 그룹은 짧은 시간 동안 방향을 기억할 수 있는 ‘집단적 기억’을 활용해 경계선을 따라 이동하는 ‘슬라이딩’ 전략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했다. 반면, 인간은 의사소통이 제한된 집단이 개인보다 문제를 푸는 데 두 배 정도 시간이 더 걸렸다. 협력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개인이 문제를 풀 때보다 성과가 낮아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개미와 인간의 협력 방식 차이는 두 종의 진화적 궤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향후 협력 로봇 설계에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24년 12월 23일자에 게재됐다.
개미와 사람의 협동심 비교 실험
연구팀은 개미(❶)와 인간(❷)의 협동심을 알아보기 위해 몸집 대비 비율이 동일한 짐을 옮기는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개미는 집단 규모가 커질수록 성과가 향상된 반면, 인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의사소통이 제한될 경우 집단 내 협력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개인이 문제를 풀 때보다 성과가 낮아졌다.
GI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