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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레이션] AI·자율주행·암호화폐, 미처 몰랐던 탄소 배출

    핵심 요약
    ㆍ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데이터 센터, 암호화폐, 자율주행 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한다. 
    ㆍ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며 데이터 센터의 온실가스 배출이 항공 산업을 넘어섰고, 암호화폐 채굴과 AI 기술도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ㆍ 친환경 에너지와 냉각 기술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급증할 가능성 때문에 정책적 대비가 시급하다.

        

     

    차도를 지나는 경유차가 내뿜는 잿빛 배기가스, 강 건너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흰 연기, 초원에서 풀을 뜯던 소들이 내뱉는 메탄 섞인 트름.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과연 온실가스는 여기에서만 배출될까. 


    최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디지털 탄소발자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무엇이고, 어디서, 어떻게 찍힌다는 것일까.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과연 실체가 있는 경고인지 살펴본다.


    👀데이터 센터 탄소발자국, 비행기 넘어서다

     


    클라우드, SNS, 영상과 음악 스트리밍, 게임, AI까지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 뒤에는 ‘데이터 센터’가 있다. 문제는 데이터 센터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수많은 서버를 작동시키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데이터 센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2022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데이터 센터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1%를 소비하며,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0.3%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서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기구인 더 쉬프트 프로젝트(The Shift Project)는 더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데이터 센터의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3.7%에 달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항공업계의 배출량이 약 2.4%인데, 이 수치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가 항공업계 전체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셈이다.
     


    👀암호화폐 벌면 기후변화 빨라지는 이유

     

     


    2022년 9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의 대안금융센터는 그때까지 비트코인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금껏 총 1억 9965만 톤이라 발표했다. 이 중 2022년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만 4835만 톤으로, 전 세계 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0.1%에 달한다. 비트코인 채굴에 쓰인 에너지의 약 62.4%가 화석연료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까지 생각하면 암호화폐의 탄소배출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자율주행 AI 똑똑해지면 탄소 배출 증가?

     


    자율주행차량도 잠재적인 디지털 탄소 배출원이 될 수 있다. 2023년 1월 수미야 수드하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IEEE 마이크로’에 근미래 전체 차량 중 95%가 자율주행차량으로 대치된다면, 자율주행차량이 지금의 데이터 센터가 매년 배출하는 탄소보다도 더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그에 따라 AI 컴퓨터의 연산 횟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AI를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쓰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경환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교수는 “AI를 이용해 자율주행 차량의 불필요한 가감속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변 차량과 교통 환경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차의 속도를 최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구상이다.
     


    👀이메일 지우면 디지털 탄소발자국 줄어들까?

     


    개인이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메일함 비우기’가 자주 언급된다. e메일 한 통을 보낼 때 약 4g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스팸 메일을 보관하는 데만 연간 17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컴퓨터과학자 팀 버너스리가 언급하며 유명해진 이 수치는 이후 여러 곳에서 인용되면서 퍼져나갔다.
    그러나 2022년 루치아노 로드리게스 비아나 캐나다 치쿠티미퀘백대 기초과학부 연구팀은 이메일 삭제는 탄소중립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e메일 교환은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1% 정도이며, 이 중에서도 85%가 스팸메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메일 송수신이 데이터 센터와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은 낮았다. 연구팀은 차 한 잔을 데우기 위해 전기포트가 사용하는 전기의 양과 1MB 메일 약 1500개를 전송하고 저장하는 데 드는 전기의 양이 같다고 분석했다.
     


    👀바다에 집어넣고 산에다 짓고, 친환경 데이터

     


    그렇다면 디지털 탄소 배출을 어떻게 줄일까? 한 가지 방법은 데이터 센터에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것이다. 


    ㆍ 페이스북 풍력 발전 활용 🌀 : 페이스북은  2018년 9월 아일랜드클로니의 바람이 많이 부는 자연환경을 활용해 100% 풍력발전으로 구동되는 데이터 센터를 건설했다. 노르웨이의 데이터 센터 업체 크린 마운틴은 동굴과 빙하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피오르드의 차가운 물, 그리고 수력발전을 통해 서버에서 나온 폐열을 식혀 온도를 유지한다. 


    ㆍ 마이크로소프트 해수 활용 🌊 :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 센터를 바닷속에 지어 차가운 해수로 자연스럽게 냉각을 실현한다는 ‘나틱 프로젝트(Natick Project)’를 실험하기도 했다. 컴퓨터 장비만큼이나 전력을 소모하는 장비 냉각을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ㆍ 네이버 기온 낮은 춘천에 데이터센터 지어 ⛄ :  강원도 춘천의 ‘데이터 센터 각’은 춘천의 낮은 기온과 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바람으로 내부의 열을 식히도록 고안됐다. 세계 데이터 센터 최초로 친환경 건물 인증 ‘리드(LEED)’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하기도 했다. 인증 평가 기관인 US GBC(미 그린빌딩위원회)는 각 춘천이 기존 데이터 센터보다 연간 73.8%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디지털 탄소발자국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정보 기술 분야에서 ‘그린 컴퓨팅, 혹은 ‘지속가능한 컴퓨팅’이라는 이름부터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다. 오래된 개념이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친환경 경영(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빅테크 기업에서도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밝혔다. 시장은 친환경적이지 않은 산업이 판매에 제한을 받고 투자를 받기도 힘든 방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업이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도록 정책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앞으로 디지털 탄소발자국의 크기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018년, 롯파이 벨키르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은 정보 통신 산업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07년의 약 1~1.6%에서 2040년까지 14%를 초과하는 양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수종 교수는 “디지털 탄소발자국 연구는 아직 많지 않고, 관련 정책 수립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늘어날 테니 지금부터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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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탐구 활동
    1.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와 친환경 기술 연구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기술(예: 바닷속 냉각, 풍력발전)을 탐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와 같은 기업의 사례를 비교 분석해 데이터 센터의 친환경적 운영 방식과 그 효과를 포스터나 카드뉴스로 제작 
    2. 자율주행 AI 개선 방안 탐구 
    AI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의 장단점과 개선 방안 탐구
    3. 디지털 탄소발자국 감소를 위한 실천 방법 홍보
    디지털 탄소발자국의 정의와 발생 원인을 탐구하고, 실질적인 영향과 감소를 위한 대중적인 실천 방법을 소개 카드뉴스로 제작해 홍보


    관련교과
    ㆍ 2015 개정 : 과학사, 융합과학, 정보, 지구과학I
    ㆍ 2022 개정 : 데이터과학


    관련계열 및 학과
    ㆍ 자연 계열 : 환경과학과, 지구과학과
    ㆍ 공학 계열 : 컴퓨터과학과/소프트웨어학과, 전기공학과, 환경공학과
    ㆍ 교육 계열 : 과학교육학과, 컴퓨터교육과
    ㆍ 의학 계열 : 의공학과
    ㆍ 인문 계열 : 철학과/윤리학과, 사회학과, 경제학과,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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