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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1세기 플라스틱 바다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바다는 ‘생명의 보고’라 불린다. 그러나 매년 5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그 타이틀을 점점 위협받고 있다. 생명체들은 플라스틱에게 바다의 한구석을 내줄 뿐만 아니라, 이를 먹이로 착각해 목숨을 잃는다. 사진작가 맨디 바커는 이처럼 심각한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예술로 승화시킨다.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섬뜩한 현실을 함께 마주해보자.

 

 

페널티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축구공을 플라스틱 물체의 상징으로 삼아 해양 오염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참여를 독려한 결과, 단 4개월 만에 41개국의 144개 해변에서 769개의 축구공 쓰레기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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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영국 헨더슨섬에서 회수된 플라스틱 용기들. 표백제, 과산화수소, 샴푸, 컨디셔너, 오일, 세정액, 그리고 다양한 음식 및 음료 용기들로 구성돼 있다. 용기 표면에는 거북, 상어, 물고기 등이 먹이로 착각해 뜯어먹은 이빨 자국이 남아 있다.

 

 

30년 또는 무기한?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염화 비닐(PVC) 소재는 고무장갑, 작업용 바지, 통발, 그물 등의 낚시 도구에 사용된다. 버려진 PVC는 해저로 가서 산호초를 파괴한다. 산호초가 파괴되면 많은 생물이 서식지를 잃는다. 

 

 

1~3 년 또는 무기한?

 

비닐봉지가 버려지기 전 사용되는 시간은 평균 12분이다. 이것이 바다에 들어가면 아주 오랫동안 생물의 질식이나 엉킴을 유발한다. 특히 바다거북은 물 속에 떠 있는 비닐봉지를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먹이인 해파리나 오징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수프: 새 둥지

 

과학자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잔해를 ‘수프(Soup)’라고 표현한다. 이 작품은 바닷물 흐름에 의해 둥지처럼 엉킨 버려진 낚싯줄이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떠다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형물은 그 안에 담긴 심각한 메시지를 역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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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떠밀려갔다. 태평양 쓰나미 해안에서 수집된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는
미키 마우스, 슈렉, 헬로 키티와 같은 어린이 장난감들도 있다.

 

“우리가 만든 플라스틱은 영원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_맨디 바커

 

 

Q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15년 동안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주제로 작업해 온 사진작가, 맨디 바커입니다. 저는 과학자들과 함께 지구에서 가장 외딴곳으로 탐사를 다니며,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알리고자 노력해 왔어요. 이를 통해 플라스틱 문제가 해양 생물, 기후,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죠.

 

제 작품은 다양한 국제 대회에서 수상을 한 것은 물론, 내셔널 지오그래픽, 타임, 가디언 같은 매체를 통해 전 세계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소개됐어요. 플라스틱 연구를 다룬 중요한 학술 논문과 연구 자료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Q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작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저는 영국 동해안에 있는 항구 도시, 헐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해변을 걸으며 돌이나 나뭇가지들을 모으곤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해변에 쓰레기가 점점 더 많이 밀려오는 것을 보게 됐어요. 그 해변은 사슴, 물개, 희귀한 새들이 사는 자연 보호구역이었는데, 컴퓨터, TV,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까지 떠밀려왔죠.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제가 사진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사진이 이런 문제를 전달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 작업에서 연구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 먼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이 야생 동물이나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현재 문제들을 다룬 학술 논문을 읽으며 시작하죠.

 

그런 다음, 해변으로 가서 떠밀려온 플라스틱을 수거해 스튜디오로 가져옵니다. 색깔이나 종류별로 분류해요. 그 후 다양한 크기로 나눠 검은색 벨벳 배경 위에 배치하고, 작은 물체부터 중간 물체, 큰 물체 순서로 세 가지 이미지를 찍습니다. 이렇게 촬영한 세 이미지를 컴퓨터로 합성해요.

 

검은 배경을 깔고 셔터 속도를 매우 느리게 촬영하면 사진에서 깊이감과 무한함을 표현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플라스틱은 연소되지 않는 한 여전히 우리 곁에 있고, 그 중 상당량이 바다에 있다는 메시지를 주죠.

 

Q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특히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안타깝게도 당분간은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저의 최근 프로젝트는 ‘패스트 패션’, 즉 몇 번만 입고 버려지는 의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전 세계 해변에 떠밀려오는 폐 합성 의류의 사진(아래쪽)을 통해 현재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의류 과잉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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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진화
  • 사진

    Mandy Barker
  • 디자인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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