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적은 비용과 간단한 도구로 전설의 샘,별자리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모른다면 안타까운 일. 또 이 즐거움은 과학을 사랑하는 마음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여름의 별자리(星座)는 동서양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전설의 보고(寶庫)이다.
바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별자리가 도시의 등불에 가려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시 밤 하늘에서 뚜렷이 볼 수 있는 아주 밝은 별들의 집단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등불이 없는 시골 들판에 나가서 하늘을 쳐다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러 가지 사연이 담긴이야기가 밤하늘 여기저기에서 들려옴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별자리 조견반을 사용, 손쉽게 찾는다
여름의 별자리를 감상하는 방법도 여럿이겠지만 별자리를 보는데는 우선 두가지 태도가 있다.
하나는 구경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관찰하는 일이다. 구경이란 소극적인 감상방법이다. 하도 남이 떠드니까 '한번쯤 쳐다 볼까…?' 하고 눈을 여름 하늘에 돌려 보는 일이다. 하기야 그러한 관심조차 없는 사람이 대다수이지만 말이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겐 별자리 찾기를 옆에서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참으로 힘이 든다. 물론 혼자의 힘으로 악착같이 찾아내고자 하는 연구의욕에 가득찬 사람들에겐 별자리를 찾는 고생자체가 보람있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초보자는 별자리조견반(早見盤)같은 시판되는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것을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조견반을 구입하면 뒷면에 사용법이 명시돼있으므로 여기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큰 문방구점이나 과학교육기재를 취급하는 곳에서 구입할 수가 있다. 국민학교 또는 중고등학교의 과학시간이나 지학(地學)시간실습 때 손수 만들 수도 있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각자가 직접 제작, 밤하늘을 관측해 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러한 여유가 없는 사람은 카드를 이용하면 된다. 계절마다 눈에 보이는 별자리의 위치를 그려놓은 카드를 머리 위에 들고 쳐다 보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로 보고 싶은 별자리의 위치를 짐작하고 찾아 볼 수 있다.
별자리를 관측하는데 필수적인 준비물
![별자리 조견반](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807/S198807N026_img_01.jpg)
아주 밝은 별들만 골라서 구경만 하는데는 별자리 조견반만 갖고 있으면 충분하다. 하지만 깊은 우주공간의 신비에 좀더 파고 들자면 이것 말고도 도구가 더 필요하다.
좀더 철저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시계, 공책, 필기도구 등을 준비하자. 오랜 시간을 야외에 서 있게 되면 밤이슬이 아주 심해서 성도(星圖)나 공책도 습기가 차는 것을 면하기가 어려우므로 비닐봉투 같은 것을 준비해 두는 것도 좋다. 펜라이트(pen light)에다 붉은 셀로판지(紙)를 감아 두어 광원(光源)을 약하게 하여 사용한다. 캄캄한 밤엔 펜 라이트의 빛이 의외로 자극이 커서, 눈이 자극받아 어두운 별을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외에서 앉아 있을 수 있는 의자가 있으면 편하다. 책상이 있으면 더욱 능률이 오른다. 이왕이면 보온 밥통이나, 음료수를 넣은 통, 또는 커피를 끓일 수 있는 도구도 갖고 가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될 것이다.
쌍안경 배율이 높으면 시야가 좁아져
별들을 관측하는 장소를 설정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하면 된다.
첫째 도시의 빌딩 사이에선 만족할만한 관측을 할수 없다. 시야를 가리는 산이나 나무들이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가능하면 전등의 빛이 주위에 없어야 한다. 만일에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는 결정적인 방해가 된다.
세째 망원경을 사용할 때는 지면이 탄탄한 곳을 택하여 한다. 그리고 도로 주변을 피한다. 예기치 않게 자동차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지나가면 만사가 틀어진다. 특히 사진을 찍을 때는 공들인 작업이 일시에 엉망이 될 것이다.
네째 바람도 문제이다. 가능하면 바람을 막는 방법을 연구해 둘 것. 다섯째 건물이나 외딴 곳에 있는 집안에서 적당히 관측하려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육안(肉眼)으로 보다는 쌍안경을 사용하여 보면 재미는 몇배나 는다. 그러나 쌍안경이라 해서 덮어놓고 배율이 높은 것을 택하면 보는 시야가 좁아져서 불편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광각(廣角)쌍안경을 사용할 것.
쌍안경을 손으로 들고 보면 성야(星野)가 흔들거려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러므로 받침대를 만들어 그위에 쌍안경을 올려놓고 본다. 또는 삼각대를 마련하여 쌍안경을 고정시켜 놓고 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별을 필름에 담는 요령
카메라를 사용하여 기록해 두고 싶을 때엔 알아둬야 할 일이 몇가지가 있다.
별은 무척 어두우므로 대낮에 인물이나 풍경사진을 찍을 때 같이 찰칵하는 수십분의 1초의 셔터(shutter)동작으로는 별자리가 잡히질 않는다. 그러므로 기능이 빈약한 카메라는 소용이 없고, 반드시 B나T라는 눈금이 박혀있는 카메라가 아니면 안된다.
필름도 감도가 높은 것일수록 좋다. 아사(ASA) 100 이상이면 족할 것이다.
카메라엔 꼭 후드(hood)라는 렌즈가리개가 필요하다. 밤하늘이 렌즈를 흐리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삼각대는 필수적이다. 1초이상의 긴 시간 노출을 해야 할 때, 카메라의 흔들림을 막기 위해서이다.
촬영할 때는 광각렌즈(F35~F28㎜)가 있으면 더 좋다. 큰 별자리를 한장의 사진 화면에 모두 담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거리눈금은 무한대(∞)로 놓는다. 별이 흐르는 효과를 찍으려면 몇분~몇시간의 노출도 허용된다. 하지만 점(點)으로 찍히게 하려면 1~15초이상 넘으면 안된다. 왜냐 하면 별들은 1시간에 15˚각(角)을 하늘에서 이동하기 때문이다.
셔터를 누를 때는,(열 때나 닫을 때) 반드시 카메라를 종이나 책으로 대고 누른다.(그림)이것은 철칙(鐵則)이다. 셔터동작으로 카메라가 흔들리면 필름속의 성상(星像)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사진관측의 요령](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807/S198807N026_img_08.jpg)
여름 별자리 안내역인 대삼각형
여름 별자리의 안내역은 무엇일까? 거문고별자리의 붸가(Vega), 독수리별자리의 알테어(Altair) 및 백조별자리의 데네브(Deneb)가 만드는 하늘의 대삼각형과, 8월에 남쪽 지평선 위에 영어의 S자형으로 나타나는 전갈별자리이다.
여름이 한창인 7월에 들어서면 이 '여름의 대삼각형'은 동천(東天), 9월엔 천정(天頂)에도달한다.
삼각형을 형성하는 별들은 모두가 1등성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붸가는 바로 옆에 평행사변형을 이룬 별들이 붙어 있다. 알테어의 양쪽엔 작은 별 하나씩이 매달려있다. 그보다도 이 두별에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붸가는 우리나라에선 직녀성(織女星), 그리고 알테어는 견우성(牽牛星)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별들은 은하수(銀河水)를 사이에 두고 있다. 여기에 데네브가 하나 더 붙어 삼각형을 구성한다.
삼각형의 아랫 변을 붸가와 데네브를 연결하는 선으로 생각해 보자. 그 아랫변을 그대로 두고 삼각형을 꺾어 뒤집으면 삼각형의 정점(頂點)인 알테어가 가는 곳에 또하나의 밝은 별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북극성(北極星)이 된다.
그래서 옛날부터 여름의 대삼각형을 이용해 북극성을 찾기도 했다.
이번엔 붸가와 알테어를 아랫 변으로 삼고 데네브와 반대방향으로 뒤집으면 땅꾼별자리의 머리에 해당하는 2등성을 찾을 수 있다. 땅꾼 머리 바로 옆엔 유명한 허큘리스 별자리의 허큘리스 머리가 자리잡고 있다. 또 남쪽을 향해 보면 거꾸로 서 있는 거인의 모습이 H형과 작은 삼각형이 연결돼 있는 것 같은 모양으로 보인다.
H형 오른쪽 사이엔 반원형의 왕관별자리가 손에 잡힐 정도의 크기(?)로 보인다. 몸을 북쪽으로 돌려 허큘리스 별자리의 북쪽 편을 보면 용별자리가 구불거리며 분포되어 있다. 또붸가 근처에 2, 3, 4, 5등급별 4개가 용머리를 형성하고 있
남쪽을 향해 다시 몸을 돌리자. 땅꾼별자리를 지나 남쪽을 보면 붉게(그리고 밝게) 반짝이는 기분 나쁜 별이 하나 있다. 이것이 안타레스(Antares)이다. 바로S자로 구불거리는 전갈별자리의 머리 부분의 별인 것이다.
전갈별자리 꼬리의 왼쪽(동쪽)에 자리잡은 별자리가 있다. 이 방향으로 본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태양계가 속하고 있는 은하의 중심부를 쳐다보는 격이 된다. 원반모양인 은하는 지름이 10만광년 정도이며 2천억개의 별들이 모여있는 집이다.
여름철 6대 별자리들
■백조(白鳥)별자리 : 희랍문자,α,β,γ,δ…는 한 별자리의 가장 밝은 별에서부터 붙여 나간다. 백조별자리의 α성(星)이라 하면 그 별자리의 가장 밝은 별을 뜻하며 이것이 바로 데네브이다.
데네브란 말은 아랍 말로 '꼬리'란 뜻이다. 은하수 변두리에 거꾸로 날고 있는 듯한 백조를 상상할 수 있다.
![백조(白鳥)별자리](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807/S198807N026_img_02.jpg)
■독수리 별자리 : 이 별자리의 α성은 알테어인데 아랍어로 '난다'라는 뜻이다. 이별 양쪽에 4등급의 β성과 3등급의 γ성이 일직선으로 나열돼 있는 꼴이 독수리를 상상케 한 것같다.
■거문고 별자리 : α성인 붸가는 직녀성이다. 붸가는 북반구 하늘에선 가장 밝은 0.0등급별이며 1등급별보다는 2.5배나 밝다.
붸가란 말은 '떨어진다'라는 뜻이다. 아랍에서는 거문고대신 독수리가 날개를 몸에 붙이고 떨어지는 것으로 봤었다.
누구나 다 아는 견우ㆍ직녀성의 전설의 배경은 이렇다. 여름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보면서, 두개의 밝은 별을 은하수가 갈라 놓았다고 생각한 것. 우리 조상(祖上)의 낭만(浪漫)이 여지없이 표출된다.
우리나라에는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1년만에 만나는 일을 도와주지 않고, 지붕위에서 놀고 있는 까치를 보면 돌을 던지는 풍속이 있다.
![거문고 별자리](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807/S198807N026_img_04.jpg)
■전갈별자리 : 남쪽하늘에 거창하게 S자로 붙어 있는 전갈은 장관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겨울 하늘의 가장 멋있는 오리온별자리와 관련된 재미난 신화(神話)가 있다. 오리온은 미남이고, 힘이 세고 사냥을 잘하는 청년이었는데 달의 여신인 알테미스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오리온이 이 여신에게 반해서 결혼하자고 청하는 바람에 여신의 노여움을 샀다. 오리온은 신분의 차이를 모르는 버릇없는 자(者)로 여겨져 살해를 당했다. 알테미스는 땅의 여신인 가이아에게 부탁, 전갈의 독침(毒針)으로 오리온을 찔러 죽인 것이다. 하늘의 대신(大神)인 쥬피터는 그의 첩자(妾子) 오리온을 아쉬워하여 하늘에 끌어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 하나 별자리가 된 뒤에도 동쪽에 전갈별자리가 떠오르기가 무섭게, 오리온은 겁이 나서 서쪽 지평선으로 모습을 감춘다고 한다.
![전갈별자리](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8807/S198807N026_img_06.jpg)
여름엔 바캉스라 하여, 바다로 산으로 나간다. 개인이나 가족, 또는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서 캠프를 치고 연수(硏修)도 하게 된다. 막연히 들판이나 해안의 모래 사장에 누어 있는 것 보다는 여름밤하늘의 별자리를 더듬어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펴는 것이 더 보람이 클 것이다. 별들과의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마음의 양식을 얻는데 크나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