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은 광물이 모여서 만들어진 고체이며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나누어진다. 이들은 생성 당시의 다양한 환경, 즉 온도 압력 퇴적물 등 수없이 많은 변인에 의해서 점이적으로 변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말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지구과학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가장 곤혹스러울 때가 학생들이 주변의 아무 돌이나 가져와서 암석명을 물어볼 때다. 잘 모른다고 하거나 농담삼아 이건 바위 자갈 조약돌 등으로 답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때로는 지구과학 선생님이 어떻게 암석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느냐고 질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수모를 모면하기 위해 흔히 대충 비슷한 이름을 대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에는 기본적이며 크나 큰 오류가 내재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암석명을 붙일 만한 전 형적인 돌이 많지 않다. 따라서 동네의 조그만 동산에 이름이 없는 것처럼 암석에도 이름을 붙이기 힘든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예를 들면 백두산 한라산 등 유명한 산에는 이름이 있지만 동네 주변의 조그만 봉우리들은 이름이 없는 것이 허다하다. 이들의 이름을 구태여 물어 온다면 앞산 뒷산 등으로 답하면 될 것이다. 또 화학반응의 경우 수소와 산소는 화합해 물 또는 수증기가 될 수밖에 없지만 암석의 경우에는 생성 당시의 다양한 환경, 즉 온도 압력 퇴적물 등 수없이 많은 변인에 의해서 점이적으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말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야외에서 암석을 관찰해 암석명을 정할 때는 (표1)과 같은 흐름도를 따라 행한다. 일반적으로 육안 관찰에 의한 방법으로는 어떤 광물로 돼 있느냐는 것을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암석의 대표적인 조직을 관찰함으로써 암석명을 보다 쉽게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암석의 대체적인 분류와 각 암석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구조와 조직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암석은 생성과정에 따라 크게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구분한다. 화성암은 화성활동의 결과로, 퇴적암은 퇴적물이 고화돼 생성된 것이고, 변성암은 이들 암석이 열과 압력을 받아 변성돼 생성된 것이다.
이와 같이 이들은 생성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특징적인 구조와 조직이 나타난다. 여기서 구조라 함은 암체나 암석의 깨진 면에 나타나는 대규모의 것을 말하며 조직은 광물 입자들이 모여서 만드는 소규모의 특징을 말한다.
마그마가 식어 굳어진 화성암
화성암(사진1)은 암석의 색과 조직에 따라 크게 다음 (표2)와 같이 분류한다.
여기서 산성암 염기성암은 암석중의 SiO₂ 양에 따라 구분한 것으로 산성암은 비교적 밝은 색을 띠고 염기성암은 어두운 색을 띤다. 즉 산성암에는 유색광물의 양이 적은 것이다.
한편 마그마가 식어 암석이 될 때 깊은 곳에서 서서히 식은 것을 심성암이라고 하고, 지표근처에서 갑자기 식은 것은 화산암이라고 한다. 화산암의 경우에는 급히 냉 각돼 결정이 성장하지 않고 굳었기 때문에 입자가 치밀하거나 유리질인 반면, 심성암의 경우에는 굵은 입자가 보인다.
따라서 어떤 암석이 일단 화성암으로 분류됐다면 비교적 기계적으로 이름을 정할 수 있다. 화성암의 경우 현미경의 관찰로는 수백 종 이상을 분류할 수 있으나 육안에 의한 방법으로도 수십 종을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암석이 화성암이며 암색을 띠고 입상조직을 보인다면 이것은 반려암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려암에도 수없이 많은 형태가 있어 엄밀하게 편광현미경에 의한 관찰과 화학 분석 등의 방법으로 보완해 암석명을 정해야 한다.
〈생각해보기〉 (사진2)에서 보는 것처럼 현무암에는 많은 기공이 보인다. 기공의 형성과정을 생각해 보자.
화성암에는 유상구조 (사진3) 호상구조 절리 등의 구조가 나타난다. 유상구조는 화산암이 흐르며 굳어질 때 생긴 평행구조로 퇴적암의 층리와 혼동하기 쉽다. 호상구조는 색을 달리하는 광물들이 층상으로 번갈아 배열돼 생기는 평행구조를 말하며, 절리는 마그마나 용암이 고결할 때 냉각 수축돼 암석의 틈이 생긴 것으로 모양에 따라 주상절리 방상절리 판상절리 등으로 구분한다.
화성암은 마그마가 굳어 생성된 것이기 때문에 입자가 치밀하고 기공이 보이기도 한다. 입자가 육안으로 구분될 만큼 클 경우에는 현정질 조직(또는 입상조직)이라고 하며 현미경으로 구별이 가능한 것을 비현정질 조직이라고 한다(그림3).
한편 현미경으로도 입자가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유리질 조직이라고 한다. 때로는 유리질 조직이나 작은 입자를 바탕으로 굵은 입자가 끼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반상조직이라고 하며 큰 결정을 반정, 작은 결정들 또는 유리질을 석기라 한다. 화산암은 유리질 조직이며 심성암은 입상조직을 보인다(그림1).
다른 암석물의 풍화생성물 퇴적암
지하 16km까지의 지각에는 95% 이상이 화성암이지만 지표 근처에는 75% 정도가 퇴적암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선캄브리아대의 변성암류와 고생대 중생대에 걸친 심성암이 대부분이어서 전형적인 퇴적암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사진4).
퇴적암은 퇴적물이 운반돼 교결되고 압축, 고화돼 생성된 것이므로 어떤 퇴적물이 쌓인 것이냐를 가지고 구분하면 쉽다. 퇴적암은 퇴적물의 기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쇄설선 퇴적암, 유기적 퇴적암, 화학적 퇴적암으로 구분한다. 쇄설성 퇴적암에는 그 입자의 크기에 따라 (표3)과 같이 구분한다.
분급이 양호한 점토암을 칼로 긁어보면 부드러운 왁스와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점토와 실트가 혼합돼 있는 이암은 점토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칼로 긁어 보면 모래입자들에 의해 그 감촉이 다르다.
셰일은 쪼개짐이 뚜렷한 세립질 암석으로 흔히 엽리가 나타난다. 실트질 또는 사질 셰일의 경우에는 벽개면에 평행한 운모편이 많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퇴적암으로 일단 분류되면 간단히 모눈종이 등을 준비해 암석 입자들의 크기를 모눈종이의 눈금과 비교, 대략적으로 그 크기를 정하고 암석명을 정하면 된다. 그러나 퇴적암에는 퇴적 장소로 운반돼온 쇄설성 조직, 퇴적 장소에서 성장한 광물들의 결정질 조직, 퇴적된 후 변질돼 생긴 결정질 조직 등이 함께 나타나므로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퇴적암중 사암은 와케와 아레나이트로 세분하기도 한다. 와케는 모래입자들 사이에 실트와 점토 입자가 포함돼 있는 경우이고 아레나이트는 이와 같은 기질이 없는 경우다. 퇴적암 중 둥근 역(礫)을 포함하는 경우를 역암이라고 하며 각진 역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각력암이라 한다. 이때 입자의 크기가 2-6mm 정도일 경우에는 사암과 혼동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퇴적암에서 나타나는 구조로는 층리가 특징적이다. 해저는 거의 수평인 면이며 이 면의 퇴적물이 거의 고르게 한겹한겹 쌓여서 점점 두꺼운 지층이 형성된다. 층 사이의 면은 퇴적물이 굳은 후에도 잘 쪼개지는 면이 형성되는데, 이를 성층면이라고 한다. 성층면을 수직으로 잘라보면 각 층은 입자의 색과 크기가 다른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엽층이라고 한다. 엽층은 보통 1cm 이하인 것을 말한다(사진5).
따라서 어떤 암석에 층리 또는 엽층이 발견되면 퇴적암으로 생각할 수 있다. 퇴적암에는 이외에도 사층리 물결자국 건열 비늘중첩구조(imbrication), 어란상구조 등이 나타난다.
사층리는 모래나 미사로 된 지층에서 흔히 발견되며 (그림2, 사진6)에서 보는 것처럼 평행하지 않은 구조가 발달하므로 지층의 상하 판단에 유용하다. 물결자국은 잔 물결이나 유동하는 물의 작용으로 갓 쌓인 퇴적물의 표면에 (사진7)과 같은 파상의 요철을 만들고 이것이 보존돼 나타난 것이다. 이때 파도에 의해서 형성되는 진동형 유체 운동만 있을 경우에는 대칭형이 되고 어느 방향으로의 유동이 겹칠 경우에는 비대칭 연흔이 형성된다. 이 연흔의 모양으로 유수의 방향, 지층의 역전 여부 등을 알아 볼 수 있다.
건열(사진8)은 얕은 물밑에 쌓인 점토 같은 퇴적물이 수면상에 노출돼 건조 되면 수분의 증발로 인해 거북 등처럼 갈라지는 것을 말한다. 건열이 파괴되지 않고 묻혀서 지층 속에 보존되면 지층의 상하를 판단할 수 있다. 유수에 의해 운반되던 입자들중 길쭉한 식물 파편이나 암석 조각 또는 화석들은 층리에 평행하게 유향에 대해 일정한 각도로 놓이게 되는데, 이를 비늘중첩구조라 한다. 하천 바닥에 놓인 자갈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늘중첩구조와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대륙대 등과 같이 저탁류가 있는 곳에서는 교란류에 의해 뜬짐의 상태가 된 퇴적물이 가라앉아 점이층리를 형성한다. 암석중에 이와 같이 퇴적 기원의 구조가 나타나면 퇴적암으로 명명할 수 있다.
암석이 생성 당시와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면 변성 작용을 일으킨다. 암석이 변성 작용을 받으면 압력의 방향과 관계있는 평행한 구조가 생긴다. 이런 구조에는 쪼개 짐 편리 편마구조 선구조 등이 있다.
화성암과 퇴적암에서 변한 변성암
쪼개짐은 셰일이 변성돼 슬레이트가 되면 일정한 두께를 가진 얇은 판으로 쪼개지는 성질을 가진다. 이는 광물의 배열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성층면 등으로 생긴 틈에서 기인된다(사진9).
엽리는 암석이 재결정 작용을 받아 운모와 같은 판상의 광물이 평행하게 배열돼 나타나는 조직이다. 육안으로 식별이 곤란할 정도로 작으며 원래의 퇴적물에 나타난 층리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변성작용이 진행, 광물결정이 성장해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정도 이며 광물이 얇은(0.3cm 이내) 띠를 형성한 것을 편리라 하며 이런 조직이 나타나는 암석을 편암이라고 한다. 편마구조는 0.3cm 이상의 두께를 갖는 엽리가 나타나고 전체적으로 무색광물과 유색광물이 각각 대상으로 모여 겹쳐진 것으로 이런 구조를 갖는 변성암을 편마암이라고 한다.
변성암에 바늘모양의 광물이나 주상의 광물이 한 방향으로 평행하게 배열한 것들이 있는데, 이를 선구조라 한다. 변성암에 선구조나 평행 구조가 생기는 과정과 원인에 대하여는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광물이 한 방향을 취하는 것은 압력이나 전단력에 따른 물질의 유동과 광물의 회전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암석층에서 이상과 같은 구조가 나타나면 변성암으로 판별할 수 있으며 변성암도 그 기원암과 변성 작용의 종류에 따라 (표4)와 같이 여러 종류가 있다.
지금까지 대표적인 암석을 조직이나 구조를 중심으로 살펴 보았는데, 이런 지식만으로 암석명을 정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형적인 암석 표품을 직접 보고 암석명을 익혀둔다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직시적인 어떤 감이 생기기 때문에 암석명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시중에 쓰이고 있는 암석은 전형적이라기보다 겨우 비슷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학생의 수준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강암과 화강 편마암(사진10)을 구분할 수 있으면 족하다. 그 외에 한두 개의 대표적인 변성암과 퇴적암을 구분할 수 있으면 될 것이다. 아울러 암석의 관찰에서는 암석명을 붙이는 것 이상으로 암석의 생성과 변화과정을 이해해 지구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