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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물리] 제일 베이기 쉬운 종이 두께는 ‘65㎛’

▲Kaare H. Jensen
 

 

연구팀은 가장 베이기 쉬운 두께인 65㎛의 종이를 칼날에 덧붙여 ‘페이퍼마체테’라는 칼을 만들었다. 사진은 페이퍼마체테를 이용해 사과를 써는 모습.

 

 

30㎛의 얇은 종이는 젤라틴을 자르는 대신 종이가 휘어지는 좌굴 현상이 일어나고, 220㎛의 두꺼운 종이는 젤라틴이 잘리지 않고 눌렸다. 65㎛ 내외의 종이가 물체를 절단하는 가장 위험한 두께였다.

 

종이에 손가락을 베이면 작은 상처임에도 무척 쓰라리고 아프다. 어떤 종이가 손가락에 상처를 잘 내는 걸까. 카레 옌센 덴마크공대 물리학과 교수팀이 다양한 두께의 종이 중 가장 절단력이 강한 종이를 찾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E’ 7월 19일 자에 사전 출판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가장 베이기 쉬운 종이 두께가 65㎛(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임을 밝히고 그 이유를 물리학적으로 설명했다. 

 

종이에 베인 기억을 회상해 보면 주로 잡지나 A4용지 같은 종이였다. 휴지나 명함 같은 종이에 베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 종이 두께가 50~100㎛일 때 손가락을 자주 베인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왜 그 두께인지를 물리학적으로 이해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피부와 같은 밀도를 가진 젤라틴 판과 휴지, 잡지, 포스트잇, 두꺼운 종이 등 여러 두께를 가진 종이를 준비했다. 종이 두께는 30㎛부터 245㎛까지 다양했다. 

 

그리고는 절단 속도는 동일하되 다양한 각도로 젤라틴 판을 자를 수 있는 종이 절단 기계를 만들어 종이로 젤라틴 판을 베는 실험을 여러 번 했다. 실험 결과 65㎛의 종이가 약 20의 각도로 스칠 때 젤라틴 판이 가장 깊숙이 베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종이에 손이 베일지 말지는 종이가 물체를 베는 ‘절단’과 종이가 휘는 ‘좌굴’ 중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너무 얇은 종이가 물건에 닿으면 물건을 절단하기 전에 좌굴 임계점을 초과해 종이가 휘어진다. 반면 너무 두꺼운 종이는 압력이 종이 전체에 분산되면서 물체의 표면을 뚫거나 스스로 휘어지지 않고 물체 표면이 움푹 패인다.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65㎛ 내외 적당한 두께의 종이는 좌굴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 절단 임계점에 먼저 도달해 물체가 절단된다.

 

연구팀은 ‘페이퍼마체테(papermachete)’라는 종이 칼도 만들었다. 칼의 날 부분에 65㎛의 종이를 덧붙인 형태다. 이 칼로 직접 여러 물체를 썰어본 결과, 바나나 껍질, 사과, 오이, 심지어 닭고기까지 쉽게 썰렸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정보 전달 및 저장 수단이 아닌 파괴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종이의 놀라운 잠재력이 밝혀졌다”며 “이 연구는 종이 절단의 불규칙한 특성을 이해하는 간단한 체계를 제공하고, 물리학에 기반한 종이 칼날 설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참고로 과학동아 잡지의 종이 두께는 약 95㎛이다. 가장 위험한 두께는 아니지만, 그래도 손을 베일 위험이 있으니 조심히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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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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