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Singularity). 과학에선 아주 특별한 뜻으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특히 빅뱅 특이점은 우주와 생명의 시작점입니다. 우주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138억 년 전에 도달하면, 부피는 0이고 밀도는 무한대인 태초의 특이점이 존재합니다. 이것이 ‘펑’ 폭발하며 모든 입자와 힘이 생겨났죠. 그런데,
“한국 정치는 특이점에 도달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 출마하는 한 후보자가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과학동아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에 도전한 과학자들 10명(작성일 기준) 중 5명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공통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하필 지금 정치를 하려느냐고.
표현은 달랐지만 후보자들은 모두 한국 과학의 특이점이 왔음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의 역전을 꿈꿀 수 있는 기회, 연구개발(R&D) 예산 및 평가 시스템을 바로잡아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말이죠. 그런 특이점에 과학기술계 출신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특이점을 넘기는 순간, 우리에겐 급팽창과 같은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과학동아가 인터뷰한 후보자들이 과학기술자, 공학도다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에 긍정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길 응원 하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과학동아는 독자들이 특이점을 이해하고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올해 초부터 연재 중인 ‘과학을 돕는 과학, 과학정책’ 칼럼이 그 첫걸음입니다. 2023년 하반기 R&D 예산 삭감 이슈로 과학기술계가 큰 충격을 받았을 때 과학동아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비인기 삼엽충 연구가 너무도 절실한 김공룡 박사 스토리가 탄생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1월호부터 정주행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만화도 있습니다!). 이번 달 총선 인터뷰와 함께 읽으면 과학의 달에 치러지는, 과학기술 정책이 주요 쟁점인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눈이 분명 달라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