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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초은하 평면에는 왜 주로 타원은하만 있을까

우리은하는 거대한 우주 구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은하가 모이면 은하단, 은하단이 모이면 초은하단이라 부르는 식이다. 우리은하를 포함하는 처녀자리 초은하단은 팬케이크처럼 생긴 모양 탓에 ‘초은하 평면’이라고도 불린다. 초은하 평면의 지름은 약 10억 광년에 달한다. 그런데 초은하 평면에서 이상한 경향성이 발견됐다. 모든 종류의 은하가 균일하게 분포할 것만 같던 초은하 평면에서 유독 타원은하만 눈에 띄고 원반은하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틸 사왈라 핀란드 헬싱키대 물리학과 연구원이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 경향성을 우주론의 표준 모형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 모형(ΛCDM)’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2023년 11월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50-023-02130-6

 

ΛCDM은 우주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 그리고 보통 물질로 오늘날 우주의 다양한 모습을 설명한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은 각각 다양한 관측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우주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와 물질의 형태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로 ΛCDM을 적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 ‘SIBELIUS(시벨리우스)’를 활용해 빅뱅 이후 오늘날까지 우주 거대구조의 진화과정을 구현했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오늘날 초은하 평면 속 은하의 분포 양상과 실제 관측을 통해 밝힌 분포 양상이 동일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해 초은하 평면 속은 물질의 밀도가 높아 은하가 외부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원형으로 뭉치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상대적으로 물질의 밀도가 낮은 초은하 평면 밖에선 원반은하가 나선팔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카를로스 프렝크 영국 더럼대 물리학과 교수는 “초은하 평면에 은하가 (불균일하게) 분포한 양상은 분명 놀랍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규칙에서 어긋난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연구 결과는 우주론의 표준모형이 우주에서 가장 놀라운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202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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