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이달의 책] 인간처럼 생각하는 로봇과 살아야 한다면?

 

별보다도 빛나는

김준녕 지음│채륜서

292쪽│1만 6800원

 

인공지능과 로봇을 생각할 때 우리의 기준은 여전히 우리 자신, 즉 인간이다. 인공지능 혹은 그것을 탑재한 로봇이 인간과 얼마나 비슷해질 수 있을지, 인간과 완전히 똑같아질 수는 있을지 없을지,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영역에 주로 머물러있다. 인간이 로봇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으로 적절한지는 의심하지 않는다. 인간들은 이미 그들 사이에서도 서로 자신을 기준으로 내세워 상대방을 차별하고 평가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진 탓이다. 인공지능이, 로봇이 우리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혹은 더 나은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게 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그런 상황이 아직 오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들의 어떤 능력 자체는 사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SF의 차세대 주자로 부상한 김준녕 작가는 그의 신작인 ‘별보다도 빛나는’에서 인간의 의식을 로봇의 몸에 이식한 ‘휴봇’을 중요한 소재로 내세웠다. 휴봇은 그 몸이 로봇일지라도 그 정신이 인간 자체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의 로봇과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요한 점은 현재 인간들이 인간과 인공지능을 나누는 핵심 요소로 간주하는 지성, 판단력이 휴봇과 인간은 아무 차이도 없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애초에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휴봇을 차별하지 않고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래의 인간은 그럴 수 있는 존재일까? 이 작품의 상상은 이 지점을 파고든다.

 

이야기는 2400년대, 지구 이주민이 정착한 새로운 터전인 여름성에서 시작한다. 여름성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다이아몬드 비가 생명을 위협하고 휴봇에 대한 인간의 혐오가 만연해 있다. 주인공 은하는 이 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 부모님은 사고로 실종된 지 15년이 지났다. 할머니는 어린 은하를 오래 돌보기 위해 휴봇이 됐다. 은하의 목표이자 꿈은 휴봇이 된 할머니에게 인간의 몸을 되돌려주고 실종된 부모님을 찾아서 함께 사는 것뿐이다. 그 자신만을 위한 어떤 꿈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실종됐던 엄마가 돌아왔다. 머리만 휴봇인 엄마가.

 

‘별보다도 빛나는’에선 휴봇이 배척당하는 하층민처럼 그려진다. 여름성뿐만 아니라 우주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인간들은 휴봇을 인간성 없는 징그럽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대한다. 휴봇도 한땐 인간이었는데도 말이다. 어떤 휴봇에겐 다시 인간의 몸을 가지는 게 큰 희망이 되기도 한다. 죽음이나 병을 피하고자 인간의 약한 몸을 버린 휴봇이 다시 그것을 갈구한다. 이 작품은 인간과 같은 지성을 가진 존재조차 차별과 혐오를 피하지 못하는 미래의 깊은 바닥을 직시한다.

 

언제나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와 다른 존재를 차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와 기준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과 함께 살 스스로를 상상하는 능력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류에게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 아니다. 과학, 공학, 산업이 결합해 철저한 계산 아래 이뤄지는 현실 프로젝트다.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우주기지 루나 게이트웨이, 더 먼 우주를 탐색하며 그 범위를 무한히 확장하려는 달 천문대 등의 건설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다. 달, 화성 등에서 새 산업의 문을 열기 위해 민간 기업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우리도 우주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온 셈이다.

 

지금까지 우주탐사와 그 과학을 다룬 책은 많았다. 하지만 천문학, 물리학, 공학 등에서 각각의 관점, 이론에 따라 우주탐사를 산발적으로 다루는 방식이었다. 그에 반해 ‘우주탐사 메뉴얼’은 우주탐사를 중심에 둔 ‘우주탐사학’이란 실용 학문의 체계에 따라 필요한 지식들을 재구성했다. 한국에서 달 천문학이라는 새 영역을 개척하며 다수의 제자를 길러내 우주탐사 연구의 지평을 넓힌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데 적임자라고 볼 수 있다.

 

‘우주탐사 메뉴얼’의 목적은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우주탐사의 주요 이슈에 대한 과학적 통찰력과 식견을 기르고, 기반이 되는 물리학 지식을 직접 해설하는 것이다. 독자가 대학 1학년 수준의 기초 물리학을 이해한다는 가정 아래 정보가 서술됐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만든 다양한 그림과 그래프를 참고하면 누구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우주과학에 관심은 있는데 물리학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본문의 여백엔 짤막한 핵심 설명을, 각 장 마지막엔 요점 정리를 실었다.

 

더 적은 연료로 막강한 지구 중력을 벗어나는 법, 혜성에 착륙선을 보내 자원을 채취하는 것의 득실 등 우주탐사학이 상상하고 탐구하는 질문은 무궁무진하다. 이 책은 이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이 활용되는 생생한 현장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는 우리의 과학 지식이 첨단 과학기술 영역에서 실제로 쓰이는 방식을 배우는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우주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종이 위의 수식이 로켓이나 우주선 등으로 형상화되는 경이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라현 에디터
  • 디자인

    이형룡

🎓️ 진로 추천

  • 철학·윤리학
  • 심리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