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습도를 잡는 데 에어컨만 한 게 또 있을까. 하지만 무턱대고 켰다간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연달아 오른 전기요금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 각 가정의 전기요금을 예측해 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0년 에너지 총조사에 따르면 도시 지역 가구당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은 1인 가구 230kWh, 2인 가구 289kWh, 3인 가구 298kWh, 4인 가구 307kWh이다(2019년 6월 기준, 1kWh는 1kW로 1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뜻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해당 통계에 따르면 7월의 가구당 전력 사용량은 6월보다 약 1.34배 늘어난다”고 답했다. 에어컨 등의 냉방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 올여름 가구별 예상 전력 사용량은 1인 가구 308kWh, 2인 가구 387kWh, 3인 가구 399kWh, 4인 가구 411kWh다.
전기요금은 전력 사용량에 1kWh당 가격을 곱한 값(전력량 요금)을 중심으로 산정한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기본요금에 누진제가 적용된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 요금, 부가가치세,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항목의 요금이 더해지는 식이다. 누진제는 전력 사용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높은 단가가 적용되는 제도다. 전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에 따라 구간을 나누고, 각 구간에 따라 1kWh당 가격 기준을 달리 매기는 것이다.
문제는 전기요금을 계산하는 각 항목의 1kWh당 요금이 작년부터 다섯 차례나 올랐다는 점이다. 2022년 4월 6.9원(4.9원 전력량 요금, 2원 기후환경 요금), 7월 5.0원(연료비조정 요금), 10월 7.4원(전력량 요금)이 올랐다. 그리고 올해 1월 13.1원(11.4원 전력량 요금, 1.7원 기후환경 요금), 5월 8.0원(전력량 요금)이 더 올랐다. 전력량 요금만 따져서 계산해보자. 작년 7월 주택용 전력(고압, 하계)을 300kWh까지 사용한다고 했을 때, 전력량 요금은 1kWh당 78.2원이었다. 올해는 26.8원 올라 105원이 됐다.
기후환경 요금이 오른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기후환경 요금은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오염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한국전력공사가 지출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금액으로, 작년 7월 1kWh당 7.3원에서 올해 7월 9.0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바뀐 기준을 적용해 작년 7월 전기요금과 올해 7월 예상 전기요금을 비교해 보니, 전기요금이 적게는 9980원, 많게는 13310원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아파트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고압 전기 기준).
한국전력공사는 2023년 전기요금 인상 폭을 1kWh당 51.5원으로 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1kWh당 전기요금이 30.4원 더 오를 예정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에너지 수요 증가로 전체적인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며 “여론을 우려해 당장은 인상을 멈출 수 있어도 최종적으로 (에너지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구금액 계산법
청구금액 = 전기 요금 + 부가가치세(전기요금×10%) + 전력산업기반기금(전기요금×3.7%)
전기요금 = 기본요금 + 전력량 요금 + 기후환경 요금 + 연료비조정 요금 + 역률요금 + 200kWh이하 감액
+ 취약계층경감액 + 복지할인금액 + 사용량0감액
●가구별 청구금액 비교
같은 전력량을 사용했을 때 2022년 7월 전기요금과 2023년 7월 청구금액을 계산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