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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로마제국이 사랑한 납작한 얼굴의 강아지

불도그, 퍼그, 복서 등 주둥이가 짧고 눈이 큰 단두종은 귀여운 외형 덕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단두종은 호흡기관이 짧고 눈이 튀어나온 탓에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있지만 무려 2000년 전 로마시대 때부터 사랑받는 애완견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로마제국 시절 살았던 단두종의 삶을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살펴봤다. doi: 10.1016/j.jasrep.2023.103969
 

Q 호흡 소리가 굉장히 거친데, 괜찮으세요?

 

헉헉. 날씨가 정말 푹푹 찌네요.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아요. 제가 주둥이가 짧다 보니 호흡이 힘들어서 그래요. 저 같은 단두종은 콧구멍이 막히거나 기도가 좁아지는 질환에 걸리기가 쉬워서 여름이 되면 이런 경우가 많답니다. 저, 집에 들어가서 마저 얘기해도 될까요.

 

Q 집이 굉장히 화려하네요. 여기 살고 계신가요?

 

네. 제 귀여운 외모 덕에 사람들이 엄청 좋아해줘요. 사실 로마제국에서는 저보다 주둥이가 긴 개들을  더 흔히 볼 수 있긴 해요. 주둥이가 길고 비강이 넓은 개들은 냄새를 잘 맡고, 두개골이 길고 코가 가는 개는 시력이 좋죠. 걔네들은 대부분 농장을 지키거나, 양을 몰거나, 사냥을 하느라 바빠요. 그에 반해 저는 그저 집 안에서 먹고 뒹굴면서 걱정없이 살아요. 후세에 이빨을 보면 제가 얼마나 곱게 자랐는지 대략 알 수 있을 거예요. 일하는 개들은 이빨이 닳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것은 아주 말끔하니까요. 

 

Q 2007년에 이 근처(현재의 튀르키예 아이든 지역) 사람 무덤에서 단두종 두개골을 발견한다는데 아시는 게 있을까요?

 

아 설마, 저번주에 묻힌 건넛집 강아지인가. 이제 막 강아지 딱지를 뗀 친구였는데 주인이 죽을 때 같이 묻혔어요. 단두종도 생김새가 조금씩은 다른데 그 친구는 후대의 프렌치 불독이라 불리는 종하고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었죠. 사람들은 주인이 죽을 때 같이 묻히는 강아지를 두고 굉장히 중요한 존재였다고 의미부여하지만 솔직히 우리에겐 그저 슬픈 일일뿐이에요. 에이, 설마. 제 주인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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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객원기자
  • 디자인

    이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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