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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뉴스] 32만 년 전 곰 코트 만들어 입었다

가상인터뷰

 

32만 년 전 죽은 곰의 뼈에서 가죽을 도려내다 생긴 칼자국이 발견됐다. 고대 인류는 곰의 가죽으로 옷을 해 입거나 침구류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결과를 당시 생존한 하이델베르크인과 가상인터뷰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정리했다. doi: 10.1016/j.jhevol.2022.103294

 

안녕하세요. 쪼그려 앉아 뭘 하시는 중이죠?

오늘 아침에 곰을 잡아서 고기는 다 발라냈고, 이제 가죽을 벗겨내는 중입니다. 원래 곰이 동굴에서 자연사할 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곰 가죽은 곰이 죽자마자 벗겨내야 해서 저기 보이는 나무 창으로 사냥했죠.

 

곰 가죽은 어디에 쓰시게요?

지금이 간빙기라곤 하지만 맨몸으로 북쪽의 한파를 버텨낼 수는 없어요. 이럴 때 곰 코트만큼 따뜻한 게 또 없습니다. 곰은 털이 두꺼워서 털이 없는 가죽보다 보온 성능이 훨씬 좋습니다. 가죽 안쪽의 자잘한 털들도 어찌나 따뜻한지 몰라요.

 

곰의 손과 발에 있는 가죽도 벗기시는 건가요?

손과 발에서 얻을 고기는 별로 없지만 가죽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옷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침구류로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죠.

 

곰의 가죽을 벗기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고기는 모양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숭덩숭덩 썰어내도 되지만, 가죽은 다릅니다. 중간에 뜯긴 부분이 없는 온전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가죽이 옷으로 만들기도 좋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세밀하게 칼질을 해서 도려내야 하죠. 그래서 곰의 뼈에 남겨지는 칼 흔적도 고기를 자를 때와 가죽을 얻을 때가 차이가 있습니다. 후대에는 이걸 보고 우리가 곰 고기를 얻은 것인지 곰 가죽을 얻은 것인지 구분할 수도 있겠죠.

202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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