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대신 시각과 촉각으로도 음악을 즐길 수 있어요.

온몸에 울리는 진동으로 음악을 느끼거나, 수어로 노래의 분위기와 가사를 보는 방법이 있죠.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온몸으로 둥둥! 음악을 느끼는 법

소리는 어떤 물질이 떨리고, 이 떨림이 다른 물질을 타고 퍼지는 현상이에요. 물체의 진동이 공기를 타고 귀로 전달돼 귀의 청각 신경을 자극하면 뇌는 이를 소리로 인지하죠.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요. 청각장애인들은 손상된 신체의 부위와 정도에 따라 소리가 들리는 정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감을 활용해 음악을 즐기죠.

소리를 일으키는 진동은 귀가 아닌 다른 신체 기관으로도 느낄 수 있어요. 스피커의 볼륨을 크게 키워 온몸에 느껴지는 진동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죠. 아이유, 이승기 등 발라드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청각장애인 김호성 씨는 “크기가 큰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온몸에 전율이 와 음악이 느껴진다”고 말했어요.

피부로 진동을 느끼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술도 있어요. 2020년 1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신승용 연구팀이 개발한 촉각음정시스템은 주위의 소리에서 ‘도’나 ‘레’ 같은 음을 인식한 뒤, 음에 따라 다른 손가락 위치에 진동을 주는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 ‘도’ 소리가 나면 장갑을 낀 왼손의 검지 첫째 마디에 진동이 느껴지죠. 손 끝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음정을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촉각뿐만 아니라 시각도 음악을 감상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예요. 노래의 가사나 분위기를 수어로 전하는 수어 음원을 통해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대표적이죠. 지난해 광주과학기술원 융합기술학제학부 홍진혁 교수팀은 청각장애인들이 직접 수어 노래를 작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어요.

우선, 청각장애인이 만들고자 하는 음악의 분위기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이야기해요. 이를 바탕으로 청인^●작곡가는 대강의 박자와 선율을 정해 간단한 음악을 스케치합니다. 청각장애인은 스케치한 음악의 분위기를 구름 모양 같은 시각적 요소로 파악하고, 손목 밴드에 울리는 진동으로 박자를 느끼며 곡을 완성해요. 다양한 감각을 통해 곡을 파악한 뒤, 곡에 어울리는 수어 가사를 작사합니다. 수어 노래 저작 도구를 체험한 청각장애인 박소현 씨는 “이전보다 노래를 더 많이 찾아 듣게 됐다”며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음악을 다양한 감각으로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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