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이 ‘2022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2022)’에 발표한 논문이 표절로 확인됐다.
CVPR은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와 컴퓨터비전협회(CVF)가 공동 주최하는 학술대회로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다.
문제가 된 논문은 움직이는 물체나 빛처럼 불규칙한 정보를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썼던 논문이다.
표절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CVPR 구두 발표 바로 다음 날이었다. 6월 24일 익명의 고발자가 유튜브와 트위터에서 윤 교수팀의 논문이 기존 논문들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자는 윤 교수팀의 논문이 KAIST, 미국 버클리대 등이 발표한 논문 15개에서 24문장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제기된 뒤 서울대 연구팀은 곧바로 표절 사실을 시인했다.
연구책임자인 윤성로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표절이 맞으며 CVRP 논문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제1 저자 및 공저자들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아 잘못을 인정했다. 서울대는 6월 27일 총장 직권으로 표절 논문에 관한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연진위)를 열었다.
윤 교수는 표절 경위를 두고 “제1 저자가 공저자들도 모르게 취합 과정에서 논문을 수정했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구 책임자가 논문이 수정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은 논문 지도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에서 표절을 찾는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 교수는 “학술대회 논문은 마감 기한이 촌각을 다투는데다 논문을 받아주는 쪽에서 표절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진형 전 인공지능연구원장 겸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연구가 아닌 논문이 목표라는 걸 시인한 셈”이라며 “논문 개수를 세거나 SCI급 논문 유무를 따지는 것과 같은 계량적 평가 중심의 연구 풍토를 따져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성로 교수팀이 작성한 또 다른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도 제기돼 서울대 연진위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