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소소했습니다. 인터넷을 하다가 영상 하나와 마주쳤습니다. ‘컵 불기 챌린지(cup blowing challenge)’라는 제목이었는데요, 내용은 단순했습니다. 테이블에 컵을 세 개 올려놓습니다. 하나는 몸에서 멀리 두고, 나머지 두 개는 몸 가까이에 겹쳐둡니다. 이제 겹쳐있는 컵 중 위에 있는 컵을 빠르게 돌립니다. 그리고 컵 입구에 입김을 불자 회전하던 컵이 로켓처럼 발사돼 다른 컵 속으로 쏘옥 들어갔습니다. 성공!
만만히 생각하며 도전해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진 않았습니다. 30번쯤 실패를 거듭하자 슬슬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자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기자는 사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전문가인 정석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컵 불기 챌린지 속 원리를 알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 같았거든요. 정 교수는 “같은 과 교수님들과 토론을(?!) 좀 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시려고 그러시는지 두근두근했죠.
영상을 풀이하기 위해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 세 명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정 교수 외에도 유체역학 담당인 김혜정 교수와 공기역학 전문가인 임성균 교수가 함께했습니다. 이들이 토론과 실험(?) 끝에 내린 결론이 곧 기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컵을 띄워야죠. 컵과 컵 사이에 입김을 세게 불면, 좁은 틈으로 공기가 들어갑니다. 이 공기가 컵의 바닥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나가야 하는데, 공기의 이동속도가 빠른 한편 컵은 딱 붙어있으니 나가는 틈을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컵 아래쪽에 공기가 정체됩니다. 이렇게 공기가 모이면서 컵을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생깁니다. 컵이 떠오르고 나면 옆면에 입김을 맞아 입김이 부는 방향으로 밀리죠. 그러니까 핵심은 입김을 세게 불어 띄우고, 입김을 부는 방향을 잘 조준해 컵에 골인시키는 겁니다.
정 교수는 “겹쳐진 컵 중 아래쪽 컵에 구멍을 뚫어 가설을 검증했다”며 “이 경우, 컵 아래쪽에 공기가 정체되지 않아 컵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컵 사이 틈이 일정할수록 균형 잡힌 비행이 가능하다”는 팁을 전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위쪽 컵을 빠르게 회전시킨 행동이 컵 사이 틈이 일정하도록 도왔던 거죠. 기자는 과연 이들의 도움을 얻어 챌린지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