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선풍기를 개조해 집에서 회전초밥을 먹자

클릭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유튜브 영상 제목이 ‘집에서 회전초밥 해먹는 방법ㅋㅋㅋㅋㅋㅋㅋ’이었는데, 섬네일엔 선풍기가 누워있었거든요. 선풍기 날개 위에 연어 초밥을 가지런히 올려둔 출연자가 “미풍으로 하면 괜찮겠지?”라며 선풍기를 틀었습니다. 물론 괜찮을 리가 없죠. 날개가 회전하자마자 초밥은 어디로 날아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습니다. 초밥이 흩뿌려졌을 방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기자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실험각이잖아요!


물체가 회전운동을 할 때, 속도는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각속도가 있습니다. 물체가 일정한 시간 동안 회전한 각을 기준으로 측정한 속도죠. 지름 1m인 원형 운동장과 지름 1km인 원형 운동장이 있다고 합시다. 철수와 영희가 이 운동장들을 각각 1분에 100바퀴를 돈다면 각속도는 100rpm(revolution per minute·분당 회전수)으로 같습니다. 지름 1km인 운동장을 돈 영희가 조금 억울하겠죠. 물체가 이동한 거리를 기준으로 측정한 선속도를 비교하면 영희가 철수보다 얼마나 열심히 달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철수는 둘레가 약 3.14m인 운동장을 1분에 100바퀴 돌았으니 분속 314m로 운동한 셈입니다. 같은 식으로 계산하면 영희의 선속도는 분속 314km였으니 영희는 최선을 다했었네요.


선속도와 각속도의 차이를 이용하면 선풍기 날개의 회전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풀리’는 바퀴에 끈을 걸어 힘의 크기나 방향 등을 바꾸는 장치입니다. 원형 물체와 고무끈으로 간단하게 만들어볼 수 있어요. 기자는 주방에 있던 채반을 활용했습니다. 선풍기를 눕힙니다. 그리고 고무끈의 한쪽 끝은 선풍기 모터의 회전축에, 다른 한쪽 끝은 채반에 걸어둡니다. 선풍기를 가동하면 모터가 회전하면서 고무끈을 움직이고, 고무끈에 연결된 채반이 연이어 회전합니다.


모터 회전축의 지름은 약 0.5cm, 채반의 지름은 약 30cm였습니다. 두 물체가 고무끈으로 연결돼 회전했으므로 선속도는 같습니다. 하지만 각속도는 달랐죠. 모터 회전축이 1바퀴 도는 동안 채반은 60분의 1바퀴 돕니다. 선풍기 모터의 회전속도는 기종마다 다르지만 대략 1300~1800rpm입니다. 기자가 만든 풀리를 활용하면 이 속도를 60분의 1인 약 22~30rpm까지 늦출 수 있습니다. 재빠르게 젓가락질하니 초밥을 집어 먹을 수 있었죠. 그 모습이 우아하진 않았지만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 사진

    이명희

🎓️ 진로 추천

  • 물리학
  • 기계공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