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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음 세대를 위한 길에 함께 하길”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다음 세대를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 떠난 2주 간의 캐나다 배낭여행 내내 매일 일기에 이 다짐을 새겼다. 캐나다에서 한 사람이 보낸 시간과 삶이 그 사람의 꿈을 달성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유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수 년 후 떠난 인도 여행은 그 꿈을 구체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 마을에서 만난 한 소년이 디지털카메라를 너무 신기해하길래 건네줬더니 동네 친구들을 모아 사진을 찍어주며 정말 행복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디지털카메라를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박 대표에게 이 경험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여전히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고, 전기의 부재는 지역의 산업 발전과 병원, 학교 등의 인프라 구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박 대표는 이것이야 말로 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노마드가 시작됐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기 ‘우노’


이노마드는 2014년 여름 서울 청계천에 소형 수력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스마트 충전소를 만들었다. “당시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PC 사용자를 막 넘어선 시기였어요. 전력을 사용하는 패턴이 모바일화됐으니 공급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친환경적이면서도 소형화된 공급방식을 고민한 결과가 청계천 스마트 충전소였어요.”


청계천 스마트 충전소는 미국의 CNN, 중국의 CCTV에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전국 각지에서 충전소를 보기 위해 20만 명이 모여들었다.


스마트 충전소의 성공으로 박 대표는 수력 발전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고, 휴대용 수력발전기 ‘우노’를 개발하게 됐다. 우노는 물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서든 전력을 만든다. 발전 인프라가 부족해 전기가 닿지 않는 곳에 물을 공급할 뿐 아니라, 화석 연료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2016년 8월, 우노는 크라우드펀딩으로 3억 원가량 선주문을 받았다. 


박 대표는 “우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콩기름과 같은 천연자원을 활용한 포장지를 개발하는 등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로 ‘탄소배출 관리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영역도 개척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제6기 에너지위원회 등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를 막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나 동의해요.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느끼죠. 이노마드는 기업과 개인에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선택지와 대안을 제시해 주는 기업이에요. 보이지 않는 가치가 빛을 보게 하는 것이 이노마드와 제가 걸어가고 싶은 길이에요. 다음 세대를 위한 이 길에 더 많은 젊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202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 에디터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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