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달에 착륙한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달 표면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첫 현장증거를 포착했다. 달 표면에 물이 있다는 정황 증거는 197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 표면에서 수증기를 관측했다는 발표 이후, 지속해서 제시돼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바로 측정해 분석한 데이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린훙레이 중국과학원 지질및지구물리학연구소 교수팀은 창어 5호가 달 표면의 흙과 암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월 7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adv.abl9174
창어 5호의 착륙선에는 달 광물학 분광기(LMS)를 비롯해 파노라마 카메라(PCAM), 달 투과 레이더 등 관측기기가 탑재돼 있다. 이 가운데 LMS는 0.48~3.2㎛(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의 파장대를 감지하는데, 창어 5호는 이 장비로 물의 존재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수분 함량을 추정하는 수학모형을 이용해 파장대별 흡수율을 계산했다. 2.85㎛ 파장대에서 흡수율이 높게 나타나면 그 속에 물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착륙선이 탐사한 달 서쪽 ʻ폭풍의 대양’의 흙을 분석한 결과 토양에는 장소에 따라 최대 120ppm(1ppm은 1kg에 1mg이 들어있다는 뜻)의 물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흙 1t(톤)당 최대 120g의 물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착륙지점 인근에서 채취한, 표면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 밝은색 암석(CE5-암석)에서도 물을 발견했다. 토양의 수분 함량 추정 모형을 암석에 적용하자 흙에서보다 더 높은 수치인 180ppm이 관측됐다.
연구팀은 달에서 물이 관측된 이유로 태양풍을 지목했다. 또 흙 속의 물 함량이 암석보다 적게 관측된 이유로 착륙지점 아래 맨틀에서 가스가 뿜어나와 물이 말라버렸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한편 창어 5호는 달에 착륙하고, 며칠 뒤 암석 샘플 1.731kg을 지구에 보냈다. 연구에 참여한 양 리우 중국과학원 국가우주과학센터 우주기상연구실 연구원은 “탐사선이 채집한 암석 샘플을 (실험실에서) 추가 조사해, 물이나 기타 휘발성 화학물질(VOCs)의 함량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