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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함과 따뜻함을 갖춘 기업 성장의 첨병, 전략기획자

“화장품 연구개발(R&D)부터 제품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경험을 살려 현재 회사의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9월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화장품 기업 마녀공장 본사에서 만난 이주희 마녀공장 전략기획본부장은 다양한 직무를 거쳐 전략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에게서 연구원 출신 전략기획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공계 출신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부분 연구개발(R&D)를 담당하는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직무를 거치며 경험을 쌓는다면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특히 화장품처럼 제품이 기업의 경쟁력인 기업에서는 더 많은 길이 열려있다. 그중 하나가 이 본부장이 맡은 전략기획 업무다.

 

기업 성장의 첨병, 전략기획자


“전략기획이라는 업무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건 참 어려워요. 굳이 말하자면 내일의 회사가 오늘보다 더 성장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R&D가 기업의 미래를 바라보고 지금보다 나은 기술과 제품을 만들기 위한 일이라면, 전략기획은 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다. 이 본부장은 최근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이 전략이었다면, 더 큰 성장을 위해선 해외로 진출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제조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해당 국가의 법적인 규제를 만족할 수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이를 ‘허가 업무(RA)’라고 하는데, 제품의 성분부터 제조과정, 효능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각각 담당자가 있지만, 전체를 총괄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이해와 함께 제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본부장은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쌓은 지식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법적인 규제를 해결한 뒤에는 자사 제품이 지향하는 가치와 주 소비층, 시장성 등을 고려해 입점 매장을 결정하는 마케팅 관점 또한 필요하다. 어떤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이 만들어졌는지, 이들이 제품을 구입하는 경로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이 데이터들을 숫자로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본부장은 마녀공장을 일본 시장에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와 ‘착한’ 성분을 지향하는 마녀공장의 제품 특성상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런 전략들이 맞아떨어져 일본 시장 진출 3~4년만에 예상보다 더 큰 성장을 이뤄냈고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냉철함과 따뜻함 갖춰야


전략기획자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자 이 본부장은 ‘냉철함’이라고 답했다. 업무성과가 매출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객관적으로 이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본부장은 “전략기획은 회사 전체를 봐야 하는 만큼 주관에 따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략기획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연구원 경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연구자를 거쳐 전략기획 업무를 맡는 사례는 드물다. 그는 “전략기획자 중 연구원 출신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화장품처럼 제품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 출신은 제품을 분석할 수 있어 이해도가 높고, 때로는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다룰 때도 있다.


“직접 개발한 제품일 경우엔 아무래도 자식 같아서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러다 실제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성과를 냈을 때는 덤으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어요.” 전략기획자의 냉철함과 연구자의 열정은 그렇게 만났다. 

 

202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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