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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노트] 카테고리 없음

어릴 때 보던 ‘학*과학’ 같은 과학잡지(?)에는 괴상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이상한 심령 현상이나 미확인비행물체(UFO) 목격담, 외계인에 의한 납치 사건, 예언자가 본 끔찍한 미래, 이런 내용이 주류였죠. 엄청난 지력을 지녔다는 천재 소년의 이야기도 기억납니다. 그가 보였다는 믿을 수 없는 지력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밥을 아주 조금, 맨밥에 된장국 곁들여 먹는다는 세상 쓸모없는 TMI만 기억이 납니다. 전부 다 무섭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흘끔흘끔 자꾸 보게 되는, 묘한 중독성이 있는 기사들이었습니다.


과학이 온전히 대접받지 못하던 시대였죠. 아마 당시 기자들은 열악한 국내 연구 환경에서 달리 쓸 과학기사도 없으니 가십성 외신을 적당히 편집하고 꾸며 지면을 채웠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 그런 기사는 사라졌습니다. 시민의 과학 소양이 늘어났습니다. 검증이 어려운, 과학의 연구 대상이 아닌 주제에는 선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과학동아 역시 이런 이유로 최근 UFO를 진지하게 다룬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UFO는 문화의 영역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주제입니다. 소수지만 UFO의 존재를 진지하게 여기고 이를 연구나 검증 대상으로 보는 전문가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비록 제도권 과학에는 카테고리가 없지만, 현대 과학이 범주화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UFO가 속할 가능성을 주장합니다.
이번에 과학동아는 특집을 통해 논란의 대상인 UFO를 다뤘습니다.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먼저 UFO라는 이름으로 제보되는 다양한 미확인공중현상에 대해 나름의 논리로 진위를 검증하는 실제 사례를 소개해, UFO 발견 주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펴봤습니다. 둘째로 UFO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검증 불가능한 대상을 어떻게 나름의 논리로 설명하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현대 과학과 입장이 매우 다르고 개념이 부정확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독자가 직접 그 사유 과정을 평가할 수 있도록 일부를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은 과학의 범주로 본 UFO입니다. 전형적인 UFO의 비행 특징을 추출한 뒤, 역으로 인류의 과학기술로 이런 UFO를 제작할 수 있는지 타진해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UFO가 가졌다는 인류를 초월한 기술성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는지 되물었습니다.


UFO를 둘러싼 논의는 많은 부분에서 현대 과학과 상충합니다.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는 우주생물학 분야조차 UFO 논의와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과연 UFO는 과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현상일까요, 아니면 또 하나의 미신일까요. 다양한 비판적 독해 가능성을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 둡니다. 
 

2021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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