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농업학자들이 멸종 위기에 놓인 남미산 야생 땅콩종(種)을 구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미국의 땅콩기업들은 그들 나름대로, 병균에 잘 견디고 상업용으로 재배하는 땅콩을 교배하는데 유용한 야생 땅콩을 되살리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운동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러 모로 우수한 성질을 가진 야생 땅콩이 일반 콩에 밀려 초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 이 현상은 브라질과 파라과이에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작된 땅콩은 수확을 위해 매년 다시 심어야 하지만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우르과이산(產) 야생 땅콩은 매우 튼튼한 다년생이다. 다년생 땅콩은 높은 단백질과 철분을 함유하고 있는데다 자라면서 조밀한 식물 식생을 형성한다.
콜롬비아에 있는 국제 열대농업센터는 사바나 초원에서 나는 풀과 다년생 땅콩을 섞어 송아지들에게 먹인 결과 초지의 풀만 먹은 송아지에 비해 무려 20배나 무게가 더 나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흰 클로버나 알팔파초 만큼의 영양가를 가진 사료로서 야생 땅콩의 효과를 말해주는 것이다.
다년생 땅콩은 열대의 척박한 산성 토양에서도 잘 자랄 뿐 아니라 매우 촘촘히 식생하기 때문에 토양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미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커피나 바나나와 같은 상업 작물을 키우는데 땅콩을 같이 심어 '덮게 식물'로 이용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