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과 육각 질화붕소(h-BN)는 각각 도체와 부도체로써 특성이 우수해 핵심 2차원(2D)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육각 질화붕소가 그래핀보다 인성(toughness)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라이스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파괴성 측정 실험 결과 균열이 있는 육각 질화붕소를 파괴하는 데 그래핀을 파괴할 때보다 10배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 6월 2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1-03488-1
물질의 여러 특성 중 강도는 단순히 변형에 견디는 힘을, 인성은 균열이 있는 물질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견디는 힘을 나타낸다. 그래핀은 강도가 높지만, 인성은 상대적으로 작다. 변형에 견디는 힘 자체는 강하지만 결함이 생기면 쉽게 파괴된다는 뜻이다.
파괴역학 이론인 그리피스 법칙에 따르면 그래핀과 같이 육각형 구조인 육각 질화붕소 역시 강도는 크고 인성이 작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팀이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두 소재의 구조는 약간 달랐다. 그래핀은 여섯 개의 탄소 원자가 정육각형 구조를 만들지만, 질소 3개와 붕소 3개가 이룬 육각 질화붕소의 육각형은 비대칭이었다. 이 때문에 외부 힘을 가했을 때 그래핀은 균열이 있는 곳에서부터 한 방향으로 갈라져 파괴에 이르렀지만, 육각 질화붕소는 비대칭 구조 때문에 균열이 지그재그 형태로 나눠지며 빠르게 전파되지 않았고, 그 결과 추가적인 힘을 가해야만 파괴됐다.
루 준 라이스대 물질과학 및 나노공학부 교수는 “육각 질화붕소를 견고한 보호층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