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아이스크림이나 사탕, 음료에 쓰이는 파란색 식용색소는 대부분 공장에서 합성한 화학색소다. 천연색소로는 원하는 파란색을 안정적으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양배추를 끓인 물에 베이킹 소다를 넣으면 양배추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파란색으로 변하지만, 색이 일정하지 않고 옅은 보라색을 띠는 단점이 있다.
저스틴 시걸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 화학과 교수팀은 적양배추의 안토시아닌을 변형해 안정적인 파란색 천연염료를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4월 7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adv.abe7871
연구팀은 안토시아닌 색소를 구성하는 분자 중 하나인 ‘P2’를 알루미늄 양이온과 함께 배양하면 안정적인 푸른빛을 띤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3개의 P2 분자가 1개의 알루미늄 이온과 결합해 프로펠러와 같은 구조를 형성하며 푸른빛으로 변했다.
P2와 알루미늄의 복합물은 착색제로서의 성능도 우수했다. 천연색소로 만든 착색제는 시간이 지나며 색이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착색제는 30일 이상 푸른색을 유지했다.
시걸 교수는 “새로운 착색제를 실생활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P2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현재 적양배추에 들어있는 다른 안토시아닌(P6, P7, P8)을 가수분해해 P2로 전환하는 효소를 찾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는 지방산 사슬을 가수분해하는 효소인 ‘1AUR’이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