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매섭게 부는 겨울이 왔다. 문밖을 나서면 느껴지는 한기에 실내 활동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겹치며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술 기업 다이슨이 색다른 실험을 준비했다. 바로 최근 필수 가전으로 떠오른 공기청정기 기술을 이용한 실내외 공기 질 측정 실험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기 전과 후, 다이슨은 특별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다이슨에서 자체 개발한 공기청정기의 센서 기술을 탑재한 배낭을 메고 서울 등 전 세계 14개 도시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실험이었다. 배낭 속 센서가 실내외 대기 질 변화를 상세히 측정했다. 여기에 실내에 설치된 공기청정기의 측정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다이슨은 14개 도시의 실내외 대기질이 두 달 사이에 어떻게 변했는지 자세히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이동제한 조치로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긴 시기에는 실내 초미세먼지 수치가 증가했다. 외부 활동이 많아진 이후에는 실외 이산화질소 농도가 6개 도시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스 녹스 다이슨 환경제어 부문 부사장은 “이동제한 조치로 인해 사람들의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요리, 청소 등으로 실내 공기 질이 나빠졌다”고 해석했다.
도심 내 생활반경 공기질, 공기청정기로 확인
이번 실험을 통해 개인의 행동반경에 따라 노출되는 공기 질에도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 세계 대기 오염정보를 제공하는 브리조메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순과 비교해 8월 초중순 서울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농도는 각각 32%, 34% 감소했다. 하지만 다이슨의 공기 질 측정 배낭 실험에서는 같은 기간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68%, 이산화질소는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넓은 지역에서 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와 실제 일상생활에서 이동하는 지역의 공기 질 변화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다이슨이 이런 실험을 하는 이유는 실제 생활에서 대기오염을 피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슨은 2019년 런던 시내 5개 학교, 약 250명의 학생이 참여한 ‘브리드 런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공기 질 측정 배낭을 착용하고 등하교를 하며 공기 질 데이터를 제공했다. 다이슨은 이를 종합해 공기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등하굣길 경로를 제안했다.
프레드릭 니콜라스 다이슨 환경제어 부문 제품 개발 총괄은 “도시 전반에 걸친 대기오염은 피하기 어렵지만, 오염이 심한 현장은 피하거나 우회할 수 있다”며 “대기 오염의 특징을 파악하고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주변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쾌적한 실내생활 만드는 공기청정기 속 기술
겨울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이 강화되면서 실내 대기질을 개선하는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실내 오염물질인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벤젠 등은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쿨 크립토믹 가습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헤파필터와 활성탄 필터로 흡착할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 등에는 촉매를 이용해 파괴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다이슨 공기청정기는 가습기 역할도 함께 하도록 진화했다. 대개 가습기는 초음파를 이용해 물 입자를 공기 중으로 흩뿌리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이 경우 공기청정기가 물 입자를 미세먼지로 오인하는 등 오작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다이슨의 가습 공기청정기에는 자연기화식 가습 방식을 이용해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저해하지 않고도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사용된다. 여기에 가습기 사용에 따른 박테리아, 바이러스 번식을 막기 위해 살균 기술을 더했다.
실내 공기 질을 파악하는 센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세먼지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습도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가 적용된다. 센서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는 공기청정기의 작동 강도를 결정하거나 사용자가 현재 실내 공기 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시하는 데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