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냄새는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세균)가 땀 속 단백질을 분해할 때 난다. 이 냄새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금속염 성분의 땀 억제제를 피부에 발라 땀관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금속염 물질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인체에 무해한 땀 억제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높다.
조나단 보레이코 미국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ACS 응용재료및인터페이스’ 11월 16일자에 땀 속에 있는 화학물질의 특성을 이용해 땀 배출을 막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
땀샘에서 생성된 땀은 땀관을 통해 땀구멍으로 이동한다. 연구팀은 이런 땀이 아직 땀관 속에 들어 있을 때 증발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땀을 말리면 인체가 땀과 함께 배출하는 나트륨 이온, 염소 이온, 칼륨 이온, 요소, 중탄산염 등의 화학물질이 결정을 이루는데, 이것으로 땀관을 막는 원리다.
효과는 미세 유리관이 장착된 기계 장치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세 유리관에 땀과 조성이 같은 액체를 넣고 관 한쪽 끝에서 압력을 가했다. 인체가 땀관을 통해 땀을 배출하는 현상을 재현한 것이다. 그리고는 관의 다른 쪽 끝에 습기를 잘 흡수하는 화학물질인 프로필렌글리콜(PG)과 고분자물질 혼합물을 배치해 인공 땀 속 수분을 흡수시켰다. 프로필렌글리콜은 인체에 무해해 식품첨가물로도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그 결과 미세 유리관 출구 부분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 지 3분 30초 만에 인공 땀 속 화학물질들이 결정을 이룬 겔 형태의 물질이 형성됐다. 겔 형태의 물질은 미세 유리관 출구를 막아 땀이 새어나오지 않게 했다. 인공 땀을 밀어내는 압력을 높여도 땀은 나오지 않았다.
보레이코 교수는 “유럽에서는 금속염이 들어있는 땀 억제제 제품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땀을 더 빨리 말리는 것만으로도 이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oi: 10.1021/acsami.0c13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