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외계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중심별(항성)이 외계행성의 대기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디미트라 아트리 미국 뉴욕대 아부다비 우주과학센터 연구원팀은 총 492개 중심별 근처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에 위치한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극자외선에 의해 손실되는 대기량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중심별이 내뿜는 플레어(고에너지 입자의 폭발)와 중심별에서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고에너지 빛에 의해 외계행성의 대기를 구성하는 입자들이 에너지를 얻으면, 행성의 중력에서 벗어나 우주로 사라지는 현상에 집중했다. 플레어의 에너지 범위는 1030~1038erg(에르그·1erg는 100만분의 1J)이며, 1036erg 이상의 에너지를 가지면 슈퍼플레어라 부른다.
연구팀은 이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천체면 통과 외계행성 탐색 위성(TESS·테스)’이 보내온 중심별의 플레어 방출 데이터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중심별의 플레어 방출 후 외계행성의 대기 입자가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계산했다.
그 결과, 중심별에서 슈퍼플레어가 아닌 약한 플레어가 자주 분출될수록 대기 입자가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 손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기는 우주에서 온 고에너지 입자들을 막고, 운석이 행성에 충돌하기 전에 운석을 태워버리는 등 행성의 방패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대기가 손실되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연구팀은 중심별의 플레어가 외계행성 대기에 미치는 영향과, 중심별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빛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플레어보다 지속적인 빛의 영향이 더 컸다. 특히 중심별과의 거리가 적절한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의 외계행성이라도, 중심별이 극자외선을 많이 방출하는 경우 원시 대기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판단할 때 중심별에 의한 대기 손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트리 연구원은 “외계행성이 중심별의 활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중심별의 활동이 외계행성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 11월 8일자에 발표됐다. doi: 10.1093/mnrasl/slaa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