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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뉴호라이즌스호의 돌덩이 사진이 ‘갬성’ 돋는 이유

뉴호라이즌스호의 돌덩이 사진이 ‘갬성’ 돋는 이유

‘명왕성이 하트를 보내왔다’.


2015년 7월 15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사진엔 오른쪽 아래 선명한 하트 모양이 박힌 황토색 명왕성이 있었다. 그날 즉시 언론에,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온통 이 사진이 도배됐다.
지구와는 멀고 먼 곳의 차갑고 무미건조할 것만 같던 천체에 사랑이 담긴 하트라니. 작디작은 명왕성의 크기가 더없이 귀여워지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그 위에 그림을 덧그리고 다른 사진을 합성하며 더 널리널리 명왕성이란 존재를 알리려 했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린 지 꼬박 10년이 됐던 해인지라, 그간의 명왕성 히스토리를 되짚은 사람 중에는 명왕성을 가여워하는 이도 있었다.
‘태양계 끝자락에서 눈사람이 발견됐다’.
2019년 새해 첫날, 이번에는 황토색 소행성 두 개가 서로 찰싹 껴안고 있는 이미지가 공개됐다. 아령이라고 할 수도, 땅콩이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크리스마스의 포근함이 채 가시기 전이라 눈사람이 가장 먼저 입에서 튀어나왔다. 명왕성의 하트만큼은 아니었지만, 눈사람 소행성(아로코스) 역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이처럼 뉴호라이즌스호가 찍어 보내온 돌덩이 사진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정을 공유했다. 그 모양이 비록 익숙한 것일지라도, 생애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할 만큼 멀고 먼 곳의 신비함이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2006년 지구에서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는 지금까지 비행한 거리만 약 73억km다. 지구부터 태양까지 거리보다도 약 47배 길다. 지금의 뉴호라이즌스호는 태양계를 두르고 있는 소행성 띠인 카이퍼 벨트를 항해하고 있다. 머지않아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에 진입할 예정이다.
NASA 사람들은 왜 이토록 먼 우주에 탐사선을 보냈을까. 당연 저 먼 곳이 궁금해서다. 과학적 호기심을 그 이상의 것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순히 ‘궁금해서요’라고 하기엔 너무나 큰 비용이 들었다. 그래서 우주를 잘 모르는 사람도 왜 가는지 이해할 수 있게끔 설득해야 했다. 1989년부터 임무 제안서만 6번 탈락했다. 차라리 화성을 가자는 얘기도 있었다.
그들을 설득하다 지친 NASA의 대기물리학자 도널드 헌텐은 큰 목소리로 “젠장! 탐사선이 명왕성에 도착할 때쯤 나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그래도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맞습니다. 과학이 중요해요. 그러니 그냥 합시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마침내 2001년이 돼서야 승인이 떨어져, 2006년부터 지금까지 14년을 비행할 수 있었다. 그동안 2500명의 과학자가 뉴호라이즌스호 탐사에 몰두했다. 성공 가능성에 대한 미심쩍은 눈초리 속에서도 그들은 결국 명왕성 탐사를 향한 인류의 첫 번째 미션을 성공시켰다. 이 책에는 30여 년간 명왕성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올 사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태양계 끝자락에서 이다음 보내올 사진에 우리는 또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며, 그날을 기다려보자.

 

● 새 책

 

202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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