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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코치가 꿈인 한 대학생이 있었습니다. 스키, 축구, 육상, 수영 모든 종류의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였죠. 당연한 얘기지만 그는 항상 좋은 기록을 내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연습만으론 기록을 향상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내 몸에 산소를 더 많이 공급할 수 있을까?’ 생각한 그는 자신의 피를 뽑아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 ‘헤모글로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전공까지 화학으로 바꿔가면서요.


갑자기 웬 운동선수 얘긴가 궁금하실 수 있는데, 생체 내부의 단백질 구조를 질량분석법과 핵자기공명 분광법으로 밝혀 200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쿠르트 뷔트리히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교수의 일화입니다.


전 세계 과학계의 축제, 노벨상 이야기를 준비하며 문득 뷔트리히 교수가 떠올랐습니다. 정확히는 그의 연구의 출발점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노벨상을 받는 연구의 기준은 크게 2가지입니다. 독창적인 발견인가, 인류의 복지에 공헌했는가. 그런데 후자를 처음부터 생각하고 연구한 이는 많지 않습니다. 뷔트리히 교수처럼 일상에서 궁금했던 질문, 우연히 발견한 흥미로운 현상에 대한 질문이 독창적인 발견으로 이어지고, 시간이 흘러 인류의 복지에 기여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올해 과학동아는 2020년 노벨과학상(과학, 의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이 이룬 위대한 연구가 과연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질문을 던졌더군요. RNA 연구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였던 다우드나 교수는 돌연 ‘박테리아는 어떻게 침입자의 DNA를 자를까’라는 질문에 꽂혀 정교한 유전자 편집 기술 ‘크리스퍼-캐스(CRISPR-Cas)9’를 개발해냈습니다.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장과 앤드리아 게즈(55)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블랙홀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참으로 오래도 품었습니다.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우리은하의 중심을 들여다보며 알 수 없는 아주 무거운 물체가 은하계의 중심에서 별들의 궤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기어코 발견해냈습니다.


만약 다우드나 교수가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엔 관심도 없었더라면 어땠을까요? 게즈 교수가 오랫동안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에 금방 포기했더라면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과학동아는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독자들이 이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과 함께 ‘궁극의 질문’ 공모전을 시작했습니다. 노벨상이 될 만큼 독창적인 질문, 인류 복지에 기여할 질문이 떠올랐다면, 지금 바로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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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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