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B림프구...항체 생산하는 면역의 종결자

Chapter 04.면역┃

백신의 기본 원리는 면역세포의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면역세포는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대응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면역세포가 미리 항원을 경험하고 이에 대항할 항체를 체내에 만들어놓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게 백신이다. 


유사한 항원이 체내에 침입하면 면역세포가 곧바로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산하도록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인체에서 항체를 만드는 세포는 뭘까. 1956년 당시 미국 오하이오농업실험스테이션 소속의 브루스 그리크 박사는 갓 부화한 닭의 꼬리 아래 부위에 있는 윤활주머니(bursa of Fabricius)를 없애자 항체가 전혀 생성되지 않는 것과 달리 성체가 된 닭은 이 기관이 없어도 항체를 일부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류는 윤활주머니에서 항체를 만든다는 게 밝혀졌고, 성체가 된 닭은 항체를 생성하는 미지의 세포가 다른 조직(림프 기관)으로 이동해 저장돼 있었기에 적은 양이지만 항체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이 기관이 없다.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인체에서 항체를 만드는 세포는 태어난 직후 8~9주 동안은 간에서, 그 이후에는 골수에서 만들어진 뒤 성장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세포는 윤활주머니의 첫 글자를 따서 B림프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B림프구는 성숙과정에서 유전자 재조합이 활발히 일어나고, 이를 통해 수많은 항원에 대응하는 다양한 항체를 생산한다. 


혈액 내 전체 림프구 중 B림프구는 10~15%를 차지하며, 주로 림프절과 같은 림프 기관에서 대기하며 항원의 침입에 대비한다. 


생체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B림프구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면역능력이 너무 부족하거나 활발한 세포는 제거되고, 중간 정도의 능력을 갖춘 B림프구가 완성된다. 


특히 자신의 생체 내 분자에 맞는 수용체를 가져 자가면역반응을 일으키는 B림프구는 사멸하거나 무반응 B림프구가 되도록 조치를 취한다. 


이런 반응을 면역관용(immune-tolerence) 시스템이라고 한다. 면역관용 시스템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면 류머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 


비활성 상태의 성숙한 B림프구는 수지상세포나 도움 T림프구의 작용으로 항원 정보를 받아 활성화돼야만 항체를 만들 수 있다. 


항원 정보를 전달받은 B림프구 중 일부는 항체를 생산해 항원을 없애는 형질세포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항원 정보를 기억해 장기간 생존하는 기억 B림프구로 분화한다. 동일한 항원이 2차로 침입할 경우 기억 B림프구가 작용해 곧바로 항체를 생산한다.

202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의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