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와 함께 달 기지 건설 및 달 궤도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를 설치할 계획이다.
달에 기지를 만들려면 콘크리트와 같이 단단한 물질이 필요하다. 하지만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모두 지구에서 가져가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트로일라이트(Troilite)는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황화철(FeS) 광물의 일종인 트로일라이트는 주로 달과 화성에서 비롯된 운석에서 발견되는데, 트로일라이트에서 추출한 유황을 달 토양과 결합하면 콘크리트보다 더 튼튼한 건축자재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트로일라이트의 독특한 자성과 전기전도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 물리학’ 4월 13일자에 실렸다.
미국 듀크대 등 공동연구팀은 트로일라이트 결정을 성장시킨 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각각 중성자와 X선을 쪼여 분석했다. 빛이 원자와 전자에 충돌해 산란되는 정도를 분석하면 물체의 구조와 특성을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수준까지 밝힐 수 있다.
분석 결과 공동연구팀은 트로일라이트가 온도에 따라 자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온에서는 트로일라이트 원자의 자기 스핀(magnetic spin)이 무작위로 향하며 자성을 띠지 않지만, 590K(절대온도·약 316.9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자기 스핀이 일렬로 정렬되며 자성을 띠었다.
이러한 변화는 트로일라이트의 전도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기 스핀이 정렬되면서 원자의 구조가 미세하게 변했고, 그 결과 띠틈(밴드갭)이 전자가 건너뛸 수 없도록 바뀌어 전기전도성을 상실했다.
연구팀은 이를 외부 환경에 의해 금속의 전기전도성이 달라지는 ‘금속 절연체 전이(MIT·metal-insulator transition)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비에 델레어 듀크대 기계공학 및 재료과학과 교수는 “자기 스핀을 조절한 결과 금속이 부도체로 변했다”며 “이런 특성을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 장치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i: 10.1038/s41567-020-08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