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the big box next to Rover?(로버 옆에 큰 상자는 뭔가요?)”
1월 9일 오전 10시 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위치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한 건물 안. 한국 나이로 열두세 살쯤 됐을까. 한 무리의 미국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쏟아내고 있었다. JPL이 운영하는 무료 견학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이었다.
그들이 유리창 너머로 보고 있는 건 올해 7월 화성으로 떠나는 탐사선 ‘마스(Mars) 2020’이다. 마스 2020은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발사장 이송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큰 상자는 마스 2020 운반용이고,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도록 특수 설계가 됐다는 설명이 들렸다.
전인수 JPL 우주환경그룹장은 기자에게 “이틀 뒤 JPL 직원 가족들에게 마스 2020을 공개하고 나면 상자에 넣어서 플로리다주로 보낸다”며 “마스 2020의 실물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저 학생들 운이 참 좋다”고 말했다.
이날 ‘운 좋게’ 마스 2020의 실물을 본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날의 경험이 그들에게 어떤 씨앗을 뿌렸을까. 작게는 화성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크게는 스페이스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일 수도 있다. 과학에서 영감을 얻는 데 직접 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또 어디 있겠는가.
과학동아는 2015년부터 매년 7월 과학 대중강연 ‘사이언스 바캉스’를 개최해 독자들이 과학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과학적 영감을 위한 노력이었다.
그리고 올해 3월 2일, 이번에는 중·고등학교 독자들만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청소년들이 과학자들과 직접 만나서 영감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프로그램 이름은 ‘과학동아 사이언스 보드’다. 상반기에는 로봇, 인공지능(AI), 우주 등 3개 보드가 운영된다. 보드를 이끌 어드바이저는 국내외 최고의 과학자들이 맡았다. ‘휴보(HUBO)’의 아버지 오준호 KAIST 석좌교수가 로봇 보드를, AI 반도체 전문가인 김정호 KAIST 교수가 AI 보드를, 그리고 전 그룹장이 NASA 보드를 이끈다.
사이언스 보드에 올라타고 꿈과 미래라는 파도를 넘실넘실 타고 넘길 바란다. 파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여러분도, 아직 모른다. 마스 2020처럼, 미지를 향한 도전이야말로 과학이 갖는 최고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