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가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점치는 중요한 단서다.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물의 존재를 추적해 왔고, 실제로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외계행성이 속속 밝혀졌다. 하지만 외계행성에 존재하는 물의 양이 천문학자들의 예측에 훨씬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이스 웰뱅크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천문연구소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크기와 온도가 다양한 19개 외계행성을 5년간 관측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외계행성의 분광 데이터를 분석해 각 행성의 화학조성을 알아냈다. 그 결과 외계행성 19개 중 14개가 대기에 수증기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존재하는 물의 양은 일반적인 태양계 행성의 10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소듐, 포타슘 등 무기 원소의 비율은 외계행성이 태양계 행성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외계행성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방식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얼음 결정보다는 금속성 원소들이 뭉쳐져서 행성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웰뱅크스 연구원은 “만약 목성과 같은 태양계 행성에서 다량의 물이 발견된다면 외계행성과는 형성된 방식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 12월 11일자에 발표됐다. doi: 10.3847/2041-8213/ab5a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