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카메라도 셔터 속도보다 더 빠른 물체의 움직임은 포착할 수 없다. 나노 소자를 개발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기술로는 전자와 같이 진동수가 10GHz(기가헤르츠·1GHz는 10억Hz)보다 빠른 전기신호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최근 KAIST, 영국 국가표준기관인 국립물리연구소(NPL) 등 공동연구팀이 수 ps(피코초·1ps는 1조분의 1초) 주기로 움직이는 전자의 초고속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나노 셔터’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1월 4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나노 소자에 셔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명 상태의 불순물을 부착했다. 나노 소자 내의 전자가 불순물 근처에 도달하면 공명 상태를 통해 바깥으로 나오는데, 이 전류를 관측하기 위해서다.
수 ps 주기로 측정된 전자의 전류 신호에 대한 파동함수를 계산한 결과 전자가 최대 250GHz의 진동수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흥선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양자역학 상태를 제어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돌파했다”며 “초정밀 전자기장 센서 등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i: 10.1038/s41565-019-05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