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환희에 젖어있는 영문과 3학년 여대생 소은과 아마추어 무선통신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광고창작과 2학년 남학생 지인. 개기월식이 일어나던 어느날 밤 전혀 불가능한 일이 마술처럼 일어나, 두사람은 21년이라는 긴 시간의 터널을 초월해 무전기를 통해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된다. 이때부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두사람의 신비하면서도 애틋한 교감이 시작된다. 애절한 배경 음악과 무전기를 통해 전해지는 대화는 둘의 가슴저린 만남과 엇갈림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적시는데….
21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같은 장소에 공존하는 젊은 대학생 남녀가 무전기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된다는 독특한 상황 설정으로 개봉 당시 관심을 모았던 영화 ‘동감’이다. 만약 영화 속에서 소품으로 사용된 무전기 대신, 요즘 N세대들의 필수품인 핸드폰을 두사람이 만나는 매개체로 했다면 어땠을까.
그런데 21년 전인 1979년에는 현재처럼 자유롭게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전화가 없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 30년쯤 후에 ‘동감’을 리메이크한 영화를 만든다면 그때는 어떤 소품을 사용할까. 그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익숙하면서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앞으로 1-2년 내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으면서 30년이 지난 후에도 낯설지 않을 만한 도구.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인터넷폰이나 왑폰 또는 스마트폰은 어떨까. 아니면 무선 통신 모듈을 내장한 PDA나 서브 노트북은? 이보다는 앞으로 1-2년 정도 지나 IMT-2000 서비스가 실현되면 사용할 수 있는 화상 단말기가 낫지 않을까. 카메라를 보면 서로 얼굴을 볼 수도 있고, 채팅 전용 모드를 이용하면 음성이나 문자를 이용해 공원 벤치에 앉아서나 도심을 가로지는 모노레일 속에서도 서로 교감할 수 있을 테니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 얻는다.
다양한 종류의 무선 단말기들은 이미 우리 생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거나 머지 않아 우리에게 등장할 것이다. 약간은 딱딱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단말기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잠깐만 짚어보고 넘어가자. 단말기(Terminal)의 사전적인 의미는 '컴퓨터에서 최종 위치에 연결돼 동작하는 장치' 또는 ‘컴퓨터 시스템의 가장 끝에 붙어있는 장치’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컴퓨터 시스템에 접근해 정보를 입력하거나 출력받는 장치를 말한다. 쉽게 생각해 PC 사용자에게는 모니터와 키보드가 일종의 단말기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초기의 컴퓨터나 중대형 컴퓨터에서는 모니터와 키보드가 일체형으로 된 터미널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러한 단말기의 개념은 정보통신분야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현재는 통신망이나 정보네트워크의 말단에서 사용자와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컴퓨터 기능과 함께 전화와 인터넷 같은 정보 네트워크나 통신망을 모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무선 단말기가 개발중이거나 등장하고 있다. 무선 단말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잠재력을 살펴보면 왜 그렇게 무선 단말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일단 사용자가 정보를 얻거나 교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차이가 생긴다. 데스크탑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메일을 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컴퓨터가 있는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노트북과 무선 모뎀을 이용하거나 웹 접속과 이메일 송수신이 가능한 무선 단말기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자신이 있는 바로 그 장소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이처럼 무선 환경은 무척이나 번거롭고 귀찮은 일을 생략시켜 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유선망과 연결된 단말기를 사용할 때는 정보를 얻기 위해 사람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무선 단말기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정보가 움직인다. 즉 중심이 장소나 정보에서 사람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얼핏 생각하면 그저 편해졌다는 정도로만 인식되지만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변화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회사의 업무 처리부터 유통, 물류, 금융, 교통, 의료 분야 등 사회 전반에서 훨씬 효율이 높아진 새로운 형태의 업무처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통신 업체도 우선 유선망에 비해 무선망을 구축하는 것이 대체로 비용 절감과 함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유지 보수가 유선 네트워크에 비해 수월할 뿐만 아니라 제공하는 서비스나 정보의 형태에 따라 무선 단말기의 성능이나 기능을 다양화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이동성과 언제나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무선 단말기의 특징 때문에 전에는 큰 의미가 없거나 불가능했던 정보를 이용한 다양한 컨텐츠 산업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이유로 정보통신사업과 이와 관련된 단말기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짧으면 1년 안에 현재의 컴퓨터와 무선 전화망, 그리고 인터넷 등을 하나의 무선 정보 단말기를 통해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지금은 다양한 단말기가 등장하며 우열을 다지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몇가지 형태의 무선 단말기와 솔루션을 통해 무선 네트워크 시대로 들어가본다.
손안의 작은 인터넷 왑폰
N세대와 386세대를 넘어서 실버세대에 이르기까지 이동전화는 이제 기본이다. 인터넷 접속 기능을 제공하는 최신형 이동전화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지,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무선 인터넷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가가 N세대를 구분짓는 척도가 되고 있다. N세대들의 하루 일과에서 이동전화 단말기로 최신 정보를 찾고, 이메일을 송수신하며, 하루에도 수십건의 SMS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386세대들의 통기타 문화만큼이나 당연하면서 자연스러운 문화가 됐다.
하지만 현재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을 통한 무선 인터넷 사용은 무늬만 무선 인터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한적이다. 일단 이동전화 단말기의 액정 크기가 상당히 적은데다 컬러가 아닌 흑백 화면을 사용한다. 게다가 대부분 단말기에서는 텍스트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PC에서와 같은 인터넷 사용은 불가능하다. 동영상이나 사진 이미지를 본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게다가 기존의 웹 형식인 HTML이 아니라 이동전화 단말기를 위해 개발된 WAP 형태의 별도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해야 간신히 이동전화 단말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이동전화 단말기는 WAP 방식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는 아이모드(iMode)라는 독자개발 서비스 방식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제한적인 무선 인터넷을 지원하는 현재의 왑폰(WAP Phone)은 과도기적인 성격이 강한 무선 단말기라 할 수 있다.
전자수첩과 노트북의 중간형 컴퓨터 PDA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는 전자수첩과 노트북의 중간 단계에 있는 휴대용 컴퓨터에 해당한다. 우리말로는 흔히 개인정보단말기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일정관리, 달력, 주소록, 메모, 간단한 워드 기능, 팩스 송수신 등을 할 수 있다. 전자수첩과 유사한 점은 일정관리나 주소록 같은 기본적인 기능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PDA는 PC와 케이블이나 적외선 포트로 연결해 파일을 교환하거나 데이터를 항상 최신형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PC처럼 다양한 종류의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없을 때는 삭제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전력 소모량이 낮기 때문에 모바일 컴퓨팅 환경이 필요한 사용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근 들어 무선 송수신 기능 등 부가기능이 좋아지면서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보 단말기이다.
PDA를 데이터 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이동전화와 연결하면 간단히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사용하면 WAP기능의 이동전화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PC 사용환경에 좀더 가까운 형태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조그만 키보드 형태의 입력기를 지녀 이동전화보다는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편리하기 때문에 이동중이나 외부에서도 급하게 메일을 보낼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 방법도 PC를 사용할 때처럼 완벽한 인터넷 서핑을 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
재주 많은 이동전화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한마디로 이동전화에 PDA 기능을 결합한 형태의 무선 단말기로 이해하면 된다. 최근에 시판되는 이동전화 단말기들은 WAP을 통한 무선 인터넷 기능과 함께 개인정보 관리 기능이나 게임, 계산기 등의 부가 기능을 내장한 제품이 대부분이라 스마트폰과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애매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이들 제품과 비교할 때 더욱 다양하고 막강한 개인정보 관리 기능이나 부가 기능 등을 제공하면서, 인터넷 검색에 용이하도록 기존 단말기에 비해 넓은 액정 화면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PDA처럼 사용자가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앞에서 소개한 무선 단말기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휴대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자들이 PC 환경과 동일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사용자들의 이런 불만은 기존의 이동전화망을 이용해 쉽게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웹 서핑도 자유로운 복합형 단말기를 등장하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이 기본적인 전화에 PDA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면, 복합형 단말기는 반대로 PDA에 이동전화 기능을 부가적으로 내장해 통신 기능을 갖도록 한 것에 가깝다.
복합 단말기의 개발은 국내 기술이 상당히 앞서있는 편이다. 국내의 한 기업에서 만든 복합단말기는 4인치 컬러 액정화면을 통해 PC와 거의 동일한 웹서핑이 가능하며, 동영상과 MP3를 재생할 수 있다. 또한 지리정보 서비스와 팩스 기능까지 지원한다. 이 밖에도 전자북(eBook) 기능을 제공하는 무선 복합 단말기도 있다.
노트북에게 자유를
PDA나 복합형 무선 단말기로는 충분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자신이 사용중인 노트북에 무선 모뎀을 장착해 완벽한 무선 컴퓨팅 단말기로 만들 수 있다. 물론 데이터 통신 기능이 있는 이동전화를 케이블나 적외선 통신기능을 이용해 노트북과 연결하면 지금도 무선 인터넷이나 팩스 송수신 등의 무선 데이터 통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중이나 외부에서 케이블을 통해 전화와 노트북을 연결하는 일은 번거롭고 성가시다. 이럴 때 PC카드 방식의 무선 모뎀을 이용하면 아주 편리하고, 확실하게 노트북을 통째로 무선 단말기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런 형태의 무선 모뎀이 개발된 지는 꽤 오래됐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아날로그 방식이라 전송 속도나 서비스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전송속도도 빨라진 무선 모뎀 서비스를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노트북의 충분한 컴퓨터 기능과 무선 인터넷을 동시에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에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시험 서비스 중이며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무선모뎀 서비스를 각 이동통신회사별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메일도 주고받는 문자 호출기
기존의 호출기가 수신만 가능한데 반해, 양방향 문자 통신 단말기는 SMS, 전자메일 등과 같은 텍스트 메시지를 송수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양방향 문자 통신 무선 단말기는 송수신이 가능한 문자 호출기라고 생각하면 일단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에어미디어 사에서 글로톡이라는 단말기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어포스트 서비스에서는 단순한 문자 송수신 기능 외에도 음성 사서함, 팩스 송수신, 주소록 관리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양방향문자메시징단말기는 외부에서 이메일 송수신 기능이 특히 많이 필요하고,간단한 문자 위주의 메시지 전달이 필요한 경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국내에서도 서비스중이어서 이용할 수 있다.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말보다는 '자고나니 세상이 변했다'는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자지 혼자만 뒤처진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정보가 경쟁력인 사회에서 정보에 눈이 어두워 자신이 한참 뒤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우리속담에 알아야 면장을 하고,구슬이 서말이라고 꿰야 보배라 했다.남보다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뒤떨어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앞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종류의 무선 단말기 등을 활용해 자기 관리에 적절히 활용할 것을 적극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