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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학일기] 중국도 ‘배달의 민족’이었어 ‘와이마이’ 문화 발달

 

내가 중국에서 한 달 동안 쓰는 생활비는 우리 돈으로 약 40만 원이다. 중국 돈으로는 2300위안 정도다. 현지에서 돈을 쓸 때는 중국은행의 ‘판다 유학생카드’를 사용한다. 중국 유학생을 위한 카드인데, 한국에 있는 중국은행 지점에서 만들 수 있어 편리하다. 한국에서 원화로 입금하면 현지에서 위안화로 찾거나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우한 물가로 한 달간 2300위안이면 넉넉하지는 않지만 모자라지도 않는다.


얼마 전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다가 8월 23일 우한으로 돌아갔다. 이날부터 8일 동안 우한에서 쓴 돈은 총 1206.91위안(약 20만3000원)이었다. 소비한 품목을 살펴보니 식사비, 음료, 간식 등 주로 음식이었다. 그중에서도 식사비에만 총 453.07위안(약 7만6300원)이 들었다. 단순히 밥을 먹는 데만 일주일 생활비의 3분의 1 이상을 쓴 셈이다.
사실 밥을 직접 해 먹기가 쉽지 않은 기숙사 생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보통 밥은 사 먹는 편이어서, 학기 중에는 학생식당에 가장 많이 가고 배달 음식도 자주 먹는다. 물론 가끔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면 마트에서 장을 봐 직접 요리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배달 문화가 발달한 한국인을 ‘배달의 민족’이라는 우스갯소리로 지칭하는데, 배달이라면 중국도 한국 못지않다. 중국도 ‘와이마이(外卖)’라는 배달 문화가 아주 잘 돼 있다. 중국 음식뿐만 아니라 샐러드, 샌드위치, 심지어 한국 음식도 배달된다. 1인분도 주문 가능해 가격 부담도 크지 않다. 커피나 밀크티도 배달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음식점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가격을 깎아주는 ‘만지엔(满减)’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음식점도 많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어러머(饿了么)’와 텐센트 계열의 ‘메이투안 와이마이(美团外卖)’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서비스에 가깝다. 중국의 배달 앱도 다양한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같은 음식점이라도 앱이 다르면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음료를 사는 데는 93위안(약 1만5600원)을 썼다. 1주일 동안 마신 것치고는 많은 편인데, 방에 정수기가 없어 물을 모두 사 마셔야 했다. 게다가 한국보다 남쪽에 있는 우한은 날씨가 더워 물이 많이 필요하다. 보통 1.5L 생수를 사놓고 마신다.


이번에는 신학기를 맞아 방을 꾸미기 위해 장식용품도 조금 구매했다. 방향제(79.9위안·약 1만3400원)와 유리컵(29.9위안·약 5000원)을 샀는데, 방향제는 매장에서 직접 샀고 유리컵은 타오바오에서 샀다.


타오바오는 중국 최대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로 한국의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곳이다. 타오바오를 통해 생필품부터 전자기기,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타오바오는 블랙프라이데이처럼 11월 11일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때 많은 학생이 자정이 되길 기다렸다가, 미리 골라놨던 것들을 구매하곤 한다. 이외에도 5월 20일, 6월 18일, 12월 12일 등에도 행사를 진행한다.


학생 카드에 100위안(약 1만6800원) 충전도 완료했다. 학생 카드는 기숙사 방의 전기를 충전할 때와 학생식당에서 밥 먹을 때, 학교 셔틀버스를 탈 때, 교내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사용할 수 있다.


방의 전기를 충전한다는 말은 마치 공중전화처럼 전기 사용료를 미리 충전해둔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보통 한 달에 100위안 정도 들어간다. 충전한 돈은 대부분 식사하는 데 사용한다. 100위안을 충전하고 1주일이 지나자 카드에는 88.13위안(약 1만4800원)이 남아있었다.


기숙사와 강의동이 가까워 셔틀버스를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 가끔 교양수업을 들을 때 이용하는데, 한번 탈 때 1위안(약 170원)이라 큰 부담은 없다. 한국 대학생은 교통비에 비교적 많은 돈을 쓰는 편이지만, 우한대의 경우 전교생이 기숙사에 살기 때문에 셔틀버스 외에 교통비가 따로 들지 않는다. 대신 휴일이나 방학에 여행을 다닐 때는 교통비가 든다.


생필품으로 옷장에 넣어놓는 습기제거제(12.8위안·약 2200원)와 손 세정제(26.9위안·약 4500원)를 샀다. 빨래 비용도 생필품으로 포함 시켰다. 빨래는 주로 기숙사 내에 있는 공용 세탁기를 이용하는데, 우리 기숙사에는 총 3대가 비치돼 있다.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세탁 시간에 따라 1~4위안을 낸다.


휴대전화 요금은 매달 29위안(약 4900원)이다. 한국보다는 많이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교내에 있는 이동통신사에서 유심칩을 구매하는데, 학교에서 유심칩을 구매해야 학생 할인을 받아 저렴한 요금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문화생활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를 보는데 78위안(약 1만3100원)을 썼다. 보통 한 학기에 한두 번 보는데, 대부분이 3D 영화여서 영화를 보러 갈 때 3D 안경을 꼭 챙겨가야 한다. 한국과 달리 극장에서 3D 안경을 따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쇼핑은 한지에(汉街)라는 번화가에서 주로 한다. 학교에서 30분 정도 지하철을 타고 가면 있는 한지에는 서울의 강남 같은 곳이다. 유명 브랜드와 음식점들이 포진해있어 쇼핑하기 좋다. 이번에는 가을을 맞아 199위안(약 3만3500원)인 겉옷을 하나 구매했다.


중국은 한국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싸 생활비가 덜 드는 편이다. 매달 내야 하는 통신비와 전기세도 저렴하다. 또 한국과 가까워 한국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유학 생활을 하고 싶다면 중국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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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임형은
  • 에디터

    신용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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