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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은 왜 매년 맞아야 할까

 

 

무료인 3가(trivalent) 백신을 맞을 것인가, 3만~4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4가(quadrivalent) 백신을 맞을 것인가. 독감 백신 접종의 계절이 돌아왔다. 3가와 4가 백신은 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의 숫자에서 차이가 난다. 4가 백신에는 3가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세 종(A형 2종, B형 1종)에 B형 1종이 더 포함된다. 지난 겨울 독감 환자들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10% 정도는 4가 백신에만 포함된 B형 야마가타형이었다.

 


B형은 교차면역 효과 기대


매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그해 겨울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상해 발표한다. WHO는 ‘세계 인플루엔자 감시 반응 시스템(GISRS)’을 통해 142개국(2019년 3월 기준)의 국립인플루엔자센터로부터 바이러스를 공유받아 이들의 항원을 분석하고, 혈청을 조사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최종적으로 예측한다.


우리나라가 속한 북반구의 경우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의 표준 실험실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를 토대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유행할 바이러스를 선정한다. 올해 겨울 유행할 바이러스는 남반구에서 2018년 6~8월 검출된 바이러스를 근거로 선정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올해 2월 WHO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2종을 발표했다. A형은 브리즈번(H1N1)과 캔자스(H3N2)가, B형은 콜로라도(빅토리아형)와 푸켓(야마가타형)이 선정됐다. 


독감 백신은 WHO 발표에 따라 미리 생산된다. 3가 백신에는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인 빅토리아형이 포함되고, 4가 백신에는 3가 백신에 야마가타형이 추가된다. 


일반적으로는 3가 백신만 접종해도 된다. B형 바이러스의 경우 유사한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보이는 교차면역 효과가 있기 때문에 80~90%는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겨울처럼 3가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야마가타형이 유행할 경우 독감 환자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정윤석 질병관리본부 바이러스분석과 연구관은 “A형 바이러스에 비해 B형은 병원성이 낮은 편이라 증상이 심하지 않다”며 “여기에 교차면역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작년과 같이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3가 백신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고 백신의 예방 효과가 3~6개월이어서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초 10월 22일로 예정했던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일주일 앞당겨 10월 15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2회 접종 대상(생애 첫 접종이거나 7월 이전까지 1회 접종만 받은 생후 6개월~만 8세 이하 어린이)은 9월 17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올해 신설된 임신부 대상 독감 예방접종은 10월 15일 시작된다.


최연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연구관은 “독감 백신은 사백신(죽은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이기 때문에 접종 후 부작용이 거의 없다”면서도 “몸이 아플 때는 접종을 피하고, 백신 접종 후 30분간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정란 대신 세포 사용한 백신 등장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의 핵심은 항원이 되는 바이러스 배양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물질대사를 하지 못해 배양을 하려면 숙주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유정란을 숙주로 사용한다. 유정란이 세포 분열을 할 때 바이러스가 함께 증식한다. 


독감 백신은 무균 유정란을 약 10일간 부화시킨 뒤 바이러스를 주입하고 이후 3일간 배양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백신 생산에는 총 6개월가량이 걸리는데, 이 때 유정란이 상하지 않도록 항생제를 투여한다. 따라서 계란 알레르기가 있거나 항생제 내성,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은 독감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


유정란을 숙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1945년 독감 백신의 첫 사용 허가 이후 70여 년간 유지되고 있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에는 세포 배양 백신이 등장했다. 세포 배양 백신은 주로 개의 신장유래세포(MDCK)나 원숭이의 신장유래세포(Vero)를 이용한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백신 19종 중 3가 백신 1종, 4가 백신 1종이 세포 배양 백신이다. 동물의 세포를 이용하는 방식이어서 2~3개월이면 백신을 생산할 수 있고, 항생제도 투여할 필요가 없다. 유정란 백신에 비해 생산 기간이 짧아 신종플루 같은 변종 독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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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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