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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Fun] 범인의 마음을 해킹하다 ‘멘탈리스트’와 ‘라이 투 미’

소녀탐정 ㅊ씨의 S(cience)-File [마지막 화]




시즌 7까지 방영되며 인기리에 종영한 미국 수사 드라마 ‘멘탈리스트’와 시즌 3로 막을 내린 ‘라이 투 미’는 모두 사람의 미세한 표정 변화와 심리를 통해 범인을 잡는 심리추리극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아주 사소하게 보이는 단어를 선택해 범인에게 자백을 받아내기도 하고, 폭탄 테러범의 미세한 표정 변화만 보고 폭탄의 위치를 찾기도 합니다. 어째 범인보다 수사관이 더 사기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과연 이렇게 사소한 정보로 정말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몸의 소리를 듣는 법

실제로 사람들의 심리를 변화시키고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목적인 학문이 있습니다. 신경언어프로그래밍(NLP)이라고 하는데요. 치료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용의자를 효과적으로 심문하는 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심문자는 용의자의 자세가 꼿꼿한지 구부정한지, 또 피부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머리가 꼿꼿한지 갸우뚱한지, 혹은 한쪽으로 쏠렸는지, 시선은 어떤지, 그밖에 손과 발의 움직임, 입 모양, 사용하는 단어의 길이와 음절 수 등 수많은 요소를 순식간에 파악합니다.

이를 종합해 질문에 대한 몸의 반응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용의자에게 “살해당한 친구가 일기장을 가지고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용의자가 미묘하지만 팔꿈치를 살짝 갈비뼈 쪽으로 옮기고 시선을 피한다면, 이 질문에 대해 숨기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식이죠.

이런 정보들은 비밀을 캐내려는 해커들에게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모토로라, NEC 등 여러 기업체의 전산망에 침투한 전설의 해커 케빈 미트닉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죠.

“보안에서 가장 취약한 곳은 쉽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의 마음이다.”

그는 해킹 기술로 100만 달러 이상을 갈취했습니다. 이 사건은 기네스북에 최대의 해킹 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했죠.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컴퓨터는 단 한 번도 쓰지 않고 모두 전화를 이용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해킹을 ‘사회공학적 해킹’이라고 합니다. 미트닉은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훔쳐내기 위해 교통관리국에 사회공학적 해킹을 시도했습니다. 공격 대상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조사한 뒤 “나는 개인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내부 사람이니, 어서 내용을 공개하라”는 질문을 하는 식이죠.

0.2초 동안 잠깐 드러나는 미세 표정

미세한 표정의 변화를 관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드라마 ‘라이 투 미’의 천재 심리학자 칼 라이트만은 약 0.2초 동안 잠깐 드러나는 표정으로 용의자의 거짓말을 알아차립니다. 라이트만의 모델로 알려진 폴 에크먼 박사는 40여 년 동안 미세 표정을 연구한 이 분야의 대가입니다. 그는 사람의 표정을 만드는 근육을 분석해 부호화한 ‘얼굴행동코딩시스템(FACS)’을 학술지 ‘환경심리학과 비언어적행동’에 발표했습니다. 그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 여섯 가지를 선별했습니다. 화, 혐오, 공포, 즐거움, 슬픔, 놀람입니다. 어떤 근육이 얼만큼 움직이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죠. FACS는 아직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표정이란 개인적인 감정의 변화인데, 사람마다 다 다르지는 않을까요. 라이 투 미에 나오는 한 경찰관이 라이트만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러자 라이트만은 범죄자, 정치인, 연예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직업과 성격, 자라온 환경 모든 게 달라도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은 동일하다고 설명합니다. 폴 에크먼 박사도 “기본적인 감정에 대한 표정은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보편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표정은 말보다 진하고 국경보다 강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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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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