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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학일기] 8시 등교, 6시 하교, 6일 수업 실습 프로그램 ‘866’

 

이제 1학년을 막 끝내다 보니 우한대에 어떤 진로 프로그램이 있는지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선배들이나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우한대도 다른 대학처럼 재학생의 진로 결정을 돕는 프로그램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해외 교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장기간 해외 대학에서 머물 수도 있고, 여름방학 동안 단기간에 해외 대학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원할 수 있는 국가도 다양하다. 우한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스웨덴,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의 대학들과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별로 기간, 비용, 요구 조건 등은 모두 다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보통 한 학기 동안 운영된다. 등록금은 우한대의 등록금을 내고, 기숙사비와 수속비, 생활비 등 기타 부대 비용은 본인이 부담한다. 
요구 조건은 어느 나라에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한국으로 가는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만 듣고, 아이엘츠(IELTS) 성적이 6.5 이상이거나 토플(TOEFL) iBT 성적이 95점 이상이어야 한다. 또 학점이 4.0점 만점에 3.5 이상이어야 서류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여름방학에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각각 요구 조건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 교환학생보다는 덜 까다로운 편이다. 가령 영국 옥스퍼드대에 가는 프로그램은 IELTS 5.0을 만족해야 한다. 
교환학생으로 가기 위해서는 학점이 좋아야 하고, 영어권 국가의 경우에는 어학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 대학과 비슷하다. 다만 1학년 때는 교환학생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내 주변에는 아직 교환학생을 경험한 친구는 없다. 보통 2학년 때 신청해 3학년 때 교환학생을 간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이미 유학을 온 만큼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한 학점의 요구 조건도 높아서 언어 장벽이 있는 유학생은 아무래도 성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우한대는 기업과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대학이 기업과 공동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학생이 인턴을 모집하는 회사에 직접 신청하며, 3학년 때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인턴 모집 정보는 기업들이 학교에서 취업 설명회를 열 때 얻을 수 있다. 조교가 인턴 채용 여부를 알아봐 주는 등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인턴으로 있는 기간에 월급이 높지는 않다. 
우한대 소프트웨어학과의 경우 조금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은 여름방학 기간에 2주 동안 의무적으로 실습에 참여해야 한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체가 기업인만큼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습 프로그램은 사실 우한대의 학제가 바뀌면서 신설됐다. 최근 우한대는 2학기에서 3학기로 학제를 바꿨다. 이로 인해 올해 처음으로 3학기가 개설됐는데, 이 프로그램은 3학기에 포함됐다. 
프로그램은 초급, 중급, 고급의 3단계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기업이 제시하는 프로그래밍 항목 또는 본인이 직접 정한 목표를 2주 내에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혼자서 해도 되고 함께 조를 이뤄서 해도 된다.
이 기간에 학생들은 매일 오전 8시 교내 실습실에 가서 오후 6시까지 있으면서 일주일에 6일간 수업을 듣는데, 중국 회사원과 똑같은 시간대로 운영되기 때문에 ‘866’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회사가 운영되는 시간에 맞춰 공부를 한다고 보면 된다. 
수업은 기업에서 현재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직접 강의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학생들에게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준다. 따라서 기존 수업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론 위주의 수업과 달리 조금 더 실질적이고 유연하다. 또한 학교는 주어진 과제를 기간에 맞춰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실습 프로그램은 자신의 실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나는 이번 여름방학에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공부하는 시간이 길고 해야 할 내용도 많아 꽤나 고됐다. 하지만 어차피 나중에 다 거쳐야 할 과정이므로 2학년이 되기 전 프로그래밍 연습을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잘 이겨냈다.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새삼 중국 대학생들이 참 열심히 공부한다고 느꼈다. 기본적으로 한 학기에 듣는 수업만 보통 12개인데, 실습 프로그램은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뒤 3일 만에 바로 시작했다. 게다가 실습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다른 선택과목을 듣기 때문에, 실질적인 방학은 약 6주밖에 안 된다. 하지만 중국 대학생들은 그 와중에도 해외 교류 프로그램에 다녀오고, 3학년 때는 인턴십까지 직접 찾아서 듣는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구열이 전 세계 최고라지만, 중국 대학생들 또한 결코 뒤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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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임형은 우한대 소프트웨어학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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