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심해에 도전하는 이유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호기심. 바닷물이 짓누르는 초고압이 작용하는 극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간 인류는 심해 탐사를 통해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바다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심해가 유용한 광물과 생물자원의 노다지라는 점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심해 탐사 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졌다. 특히 유인 잠수정은 탐사의 정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각국이 앞다퉈 개발해 왔다.
수심 60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면 전 세계 바다의 98%를 탐사할 수 있다. 8월 현재 6000m급 이상 유인 잠수정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뿐이다.
1000m 미만급 유인 잠수정은 독일의 ‘야고(Jago)’, 그리스의 ‘테티스(Thetis)’, 포르투갈의 ‘룰라(Lula)’ 시리즈 등이 있다.
한국도 1986년 서해 앞바다 탐사용으로 수심 250m까지 유인 잠수가 가능한 ‘해양 250’을 건조했다. 해양 250은 서해의 혼탁함 때문에 운용되지 않다가 지금은 퇴역했다.
2016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새로운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저 탐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유인 잠수정 건조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형기성 KIOST 대양자원연구센터장은 “우선 무인 잠수정인 ‘해미래’를 이용해 한국이 보유한 해역과 광구를 더욱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며 “여기서 확보한 자료로 유인 잠수정의 필요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