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는 둘 다 액체 상태지만 서로 섞이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불혼화성(Immiscibility)이라고 부른다.
액체 상태인 외핵과 그 위를 대류하는 맨틀도 불혼화성에 의해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간 이론적인 증거가 부족했다.
카나니 리 미국 예일대 지질학및지구물리학과 교수팀은 지구 핵과 유사한 높은 압력에서도 철 합금이 불혼화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5월 8일자에 발표했다.
지각과 맨틀 사이에는 불혼화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 압력이 월등히 높은 맨틀과 외핵 사이에도 불혼화성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연구팀은 맨틀과 외핵의 경계와 비슷한 상태인 약 136GPa(기가파스칼·1GPa은=10억Pa)의 압력과 4000K(섭씨 3726.85도)의 온도에서 맨틀과 외핵의 주성분인 철-실리콘 액체와 철-실리콘 산화물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두 물질이 분리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밀도가 낮은 철-실리콘 산화물이 위쪽으로 이동해 액체 층을 형성했다.
리 교수는 “이번 연구로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초기 지구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i: 10.1073/pnas.182171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