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두 잠든 야간에 발생하는 화재는 큰 피해를 일으킨다. 특히 인지 및 대응 능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약자의 경우 그 피해가 더 심하다. 화재 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화재경보기조차 이들을 쉽게 밖으로 대피시키지 못한다.
마크 스플레인가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임상소아과 교수팀은 화재 시 일반적인 화재경보기보다 엄마의 목소리를 사용한 경보기가 울렸을 때 어린이들이 대피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소아과학저널’ 10월 2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잠들어 있는 5~12세 어린이 176명에게 일반 화재경보 소리와 엄마 목소리가 담긴 경보를 각각 들려준 뒤 대피하게 했다. 그 결과, 일반 화재경보기가 울렸을 때에는 53%의 어린이가 잠에서 깼고, 51%가 침실 밖으로 대피했다. 반면 엄마의 목소리로 된 경보에는 무려 86~91%의 참가자가 잠에서 깼고, 84~86%가 침실 밖으로 대피했다.
대피까지 걸리는 시간에서도 차이가 났다. 일반 화재경보기가 울린 경우에는 대피까지 평균 282초(약 5분)가 걸렸지만, 엄마 목소리 경보기에는 18~28초 만에 대피를 완료했다. 엄마 목소리 경보기에 아이의 이름을 포함한 경우와 포함하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없었다.
스플레인가드 교수는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깊게 잠들기 때문에 화재경보의 효율이 낮다”며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실용적인 화재경보기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i:10.1016/j.jpeds.2018.09.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