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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노트] 1993년 ‘불수능’의 기억

1993년 8월 20일. 교육부가 대입 전형 제도를 학력고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바꾼 뒤 첫 수능이 치러졌다. 엄밀히 말하면, 이날은 ‘1차’ 시험이 치러진 날이었을 뿐 11월 16일 ‘2차’ 시험이 예정돼 있었다. 역대 수능에서 한 해에 공식적으로 시험이 두 번 치러진 건 이 때가 유일하다.

 

교육부는 처음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2번의 기회를 줬겠지만, 아뿔싸, 2차 시험은 ‘불수능’이었다. 자연계열의 경우 1차 시험의 평균점수가 101.5점이었는데, 2차 시험의 평균점수는 91.4점으로 10점 이상 떨어졌다(당시는 200점 만점에, 등급 기준이 아니었다). 

 

교육부는 대학에 지원할 때 1, 2차 성적 중에서 더 높은 점수를 선택할 수 있게 했지만, ‘불수능’이었던 2차 시험은 수험생들의 진만 빼놨을 뿐 정작 입시에는 도움이 안 됐다.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능 1차 시험에서 부진했던 성적을 2차 시험에서 만회하려고 했던 계획은 틀어졌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려면 이듬해 1월에 치러질 대학별 고사(‘본고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에 ‘올인’해야만 했다. 

 

올해 ‘불수능’ 논란에 오랜만에 25년 전 ‘불수능’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수능은 교육 정상화가 핵심이었다.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하는 학력고사와 달리 문제 해결 능력과 판단력 등을 평가해 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게 수능의 목적이었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문제 해결 능력과 판단력을 평가한다는 명분 아래 문제만 배배 꼬아놓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과학동아 기사들이 수능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풀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문제 해결 능력과 판단력을 키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자부한다. 문제의 배경이 되는 과학 지식에 대한 설명은 기본이다. 

 

독자 여러분에게 과학동아 온라인 아카이브인 ‘D라이브러리’에서 올해 수능 과학탐구에 출제된 문제의 키워드를 검색해보길 권한다. 하드디스크, 루이스 전자점식, 글루카곤과 글리코겐 등이 모두 설명돼 있다. 이번 호 기사로도 소개한다. ‘불수능 끝판왕’ 국어 31번 문제 해설도 포함시켰다. 수험생과 예비 수험생, 그리고 그들과 한마음일 부모님들에게도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2018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현경 편집장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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