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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DGIST 에너지공학전공 - 수소연료전지차의 마지막 퍼즐 최고의 촉매

융·복합 파트너 @ DGIST

올해 8월 현대자동차는 디젤 차종 4개 모델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 자리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오염물질이 없거나 최소화된 친환경 자동차가 대체할 전망이다. 유종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전공 교수는 “앞으로 20년 뒤에는 가솔린이나 디젤을 이용한 내연기관 자동차를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료전지 핵심은 촉매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양쪽을 모두 연구하고 있는 유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자동차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럿 남아 있다”고 말했다. 

 

우선 전기자동차는 출력의 한계에 다다랐다. 유 교수는 “출력을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수천 개는 달아야 한다”며 “고밀도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방전 시 충전하는 데 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 배터리는 하이브리드카에서 내연기관을 보조하는 용도로 쓰이는 게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수소연료전지차는 안정성이 높다. 보통 수소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 자동차에 사용되는 수소는 굉장히 가볍기 때문에 불이 붙어도 날아가 버려서 폭발 위험이 매우 낮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아직 활성도(촉매의 반응 정도), 가격, 내구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에 사용되는 연료전지에서는 물 분해반응과 정반대의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수소와 산소가 공급되면  산화환원반응을 통해 물과 함께 열과 전기에너지가 생성된다. 이때 산화환원반응을 촉진시켜 줄 촉매가 반드시 필요하다. 촉매의 성능에 따라 시간당 생성되는 에너지의 양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현재 촉매는 백금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유 교수는 “백금은 다른 어떤 물질보다도 활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격과 매장량이다. 백금 가격은 금속 중에서도 고가에 속할 뿐 아니라, 채굴량도 2014년 기준으로 금 채굴량의 6%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현재 수소연료전지차가 대당 1억 원을 넘는 이유이기도 하다.

 

 

 

‘4성분계’로 한 번에 최대 220종 생성

 

유 교수가 경제성보다 더 큰 문제로 꼽는 것은 내구성이다. 유 교수는 “보통 자동차는 10년 이상 탈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수소연료전지는 2~3년 만에 출력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백금 촉매는 연료전지 안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탄소로 만든 지지체에 부착돼 있다. 지지체가 없으면 백금끼리 뭉쳐서 표면적이 줄어 활성이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료전지의 전기화학반응이 계속되면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바뀌면서 지지체가 날아가게 된다. 만약 탄소 지지체가 사라지면 여기에 붙어있던 백금도 떨어져나가고 백금끼리 뭉쳐 활성도 역시 크게 떨어진다. 유 교수는 “탄소가 전도성이 크고, 가격도 싸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 지지체를 다른 물질로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유 교수는 ‘최고의 촉매’와 촉매 지지체 재료를 찾고 있다. 촉매의 경우 니켈, 코발트, 철 등을 섞어 백금의 비율은 낮추고, 내구성은 높이는 식이다. 촉매 지지체는 탄소를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형태로 만든 뒤 질소나 인, 황 등을 첨가했다.

 

문제는 그간의 연구로 금속 각각의 역할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들을 섞어 하나로 만들면 금속 고유의 특성이 아예 바뀐다는 점이다. 유 교수는 “백금에 내구성을 높이는 금속 A를 섞은 뒤 활성을 높이기 위해 금속 B를 첨가하면 다시 내구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촉매를 구성하는 금속의 비율에 따라서도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네 가지 금속을 각각 다른 비율로 섞어서 동시에 활성을 비교하는 ‘4성분계’ 방식으로 최고의 촉매를 찾고 있다. 이 방식으로는 한 번에 최대 220종의 촉매를 만들 수 있다. 220종의 촉매에 활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첨가해 빛의 밝기를 비교하고 최적의 비율을 찾아 나간다. 시료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섞는 ‘로보틱 프린터’를 이용해도 꼬박 일주일이 걸린다. 연구진은 일주일 뒤 또 다른 금속을 또 다른 비율로 섞기를 반복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유 교수는 “40~50년 전에 비해 백금의 비율을 100분의 1로 줄였지만, 내연기관과 경쟁하기 위해 10분 1을 더 줄여야 한다”며 “‘최고의 촉매’를 찾기 위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기자 기자
  • 사진

    남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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