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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네오프런티어장학생 유승윤 - “독하게 독서해 융합형 인재 어필”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공부보다 재밌는 걸 안 하면 됩니다. 공부보다 재밌겠다 싶은 건 전부 끊었어요. 자신에게 엄격했던 것이 제가 경희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 아닌 비결입니다.”


경희대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 18학번 유승윤 씨는 착하고 순해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엄청난 ‘독종’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비로소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공부를 시작한 유 씨가 경희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법은 자신을 혹독하게 다스리는 것이었다.

 

 

인문학 소양 쌓기 위해 독서토론 동아리 만들어 


유 씨는 학생부종합전형인 네오르네상스전형으로 경희대에 합격했다. 네오르네상스전형은 서류평가 비중이 크다.


1단계에서는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를 평가해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여기에 면접 점수를 더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낸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내신 성적을 위한 교과 공부뿐만 아니라 독서, 동아리,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교생활기록부를 내실 있게 채우고자 노력했다. 유 씨는 “남들보다 공부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단판 승부인 수능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며 “정시는 생각하지 않고 수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특히 독서 활동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여러 대학의 입시 요강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최근 이공계 학과가 융합형 인재를 선호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수학과 과학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독서 활동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 씨는 직접 인문학 독서토론 동아리도 만들었다. 그는 독서토론을 통해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쌓았다. 동아리 부원의 이과와 문과 비율은 1대 1로 구성했다. 가령 자율주행자동차를 주제로 정할 경우 이와 관련된 기술적인 내용은 이과 부원들이 설명하고, 윤리적인 쟁점 등은 문과 부원들이 설명하는 방식으로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유 씨는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 기록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남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과 리더십까지 갖춘 융합형 인재임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됐다”며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도 이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을 위한 입문서로 ‘인문학 콘서트’ 시리즈를 추천했다. 그는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의 중심이 된 책”이라며 “특히 인문학에 대한 기초가 부족한 이공계 학생이 출발점으로 삼기 좋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한 ‘꿀팁’도 하나 공개했다. 바로 방향 설정이다. 유 씨는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거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등 왜 책을 읽는지 독서의 목적을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면접관이 독서 활동에 대해 질문할 때 책 내용을 물어볼 수 있는 만큼 책을 읽은 뒤 내용과 감상을 독후감으로 미리 정리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에 실패한 밀웜 실험 담아 


유 씨는 독서토론 동아리 외에도 다양한 활동으로 자기소개서를 채웠다. 봉사활동도 직접 제안서를 제출한 뒤 진행했다. 그가 봉사활동을 한 곳은 경기도 이천 창전청소년문화의집이었다. 그는 “방과 후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다”며 “봉사활동이 어떤 기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한 뒤 허가를 얻고 나서야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 씨는 과학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 탐구 활동에도 적극 참가했다. 그 중 자기소개서에는 ‘이천시 드림터치’ 연구 활동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기술했다. 이 사업은 경기 이천시가 진로·진학과 관련된 창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1년간 이천시 고교 40개 팀에 총 8000만 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유 씨는 밀웜이 스티로폼을 먹고 소화할 수 있다는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밀웜을 어떤 조건에서 키울 때 스티로폼을 잘 분해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습도, 온도, 채광에 따른 스티로폼 섭취 속도를 재고, 스티로폼을 섭취한 뒤 밀웜의 배설물을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분석했다. 


유 씨는 “비록 유의미한 실험결과를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탐구를 통해 얻었던 내적 성장을 자기소개서에 담았다”며 “경희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 면접에서 면접관이 이 내용에 관심을 보이고 집중적으로 질문했다”고 말했다.

 

 

 

배아줄기세포 생명 윤리 문제, 모의 면접이 큰 도움


유 씨는 경희대 입학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의 경우 ‘개성’을 강조했다. 유 씨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 중 이런 활동을 한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생각으로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특색을 보여줘야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자기소개서에 있는 질문의 요지는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면접에 유용한 팁도 몇 개 소개했다. 경희대는 제시문 면접을 진행한다. 제시문을 5분 정도 읽은 뒤 면접실에 들어가 15분가량 면접을 진행하는데, 제시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5분가량 말한 뒤 나머지 10분 동안 제출한 서류에 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유 씨는 “예상 질문을 최대한 뽑아 이에 대한 답을 미리 생각해뒀다”며 “특히 친구, 선생님과 모의 면접을 진행했던 것이 질문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유 씨의 경우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배아줄기세포의 생명 윤리 문제에 관한 주제를 자주 다뤘는데, 면접에서 이에 관한 제시문이 나와 조리 있게 답할 수 있었다. 


학업 태도에서 철두철미함을 잃지 않은 것도 유 씨의 합격 비결이다. 그는 학업을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절제했다. 유 씨는 “게임, TV, 스마트폰, SNS 등 공부보다 재밌게 느껴지는 건 전부 끊었다”며 “친구들과 조금 소원해지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때에 가장 중요한 걸 하기 위해 이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도 중요하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의 노력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삶에 밀접한 신소재공학자 꿈 꿔 


유 씨가 이렇게 공부하도록 만든 원동력은 신소재공학자라는 꿈이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탄소나노튜브를 접하면서 신소재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됐다. 유 씨는 “신소재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된 매력적인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소재를 개발하는 신소재공학자를 꿈꾸게 됐고, 그 꿈이 공부를 지속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유 씨는 경희대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에 입학한 뒤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 씨는 “다른 학교와 달리 전공 간 벽을 허물어 전자·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와 유·무기 신소재 분야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고분자 소재를 중점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고분자트랙 과정 또한 경희대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국제캠퍼스의 기숙사 생활도 경희대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경희대는 기숙사 배정에서 신입생에게 우선순위를 준다”며 “학교생활과 전공에 적응해야 하는 1학년 때 언제든지 친구들과 선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래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겼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전교 50등 안에도 들지 못했어요. 하지만 3년간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니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더 이상 쏟아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 만큼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2018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신용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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