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선사시대부터 무리 지어 생활하는 데 수치심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리 전체에 피해를 끼치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는 만큼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수치심으로 그 대가를 예상했다는 것이다.
존 토비 미국 산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산타바버라) 진화심리학센터 연구원팀은 에콰도르, 칠레, 그리스 등 12개국의 15개 소규모로 촌락에 사는 89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도둑질 등 12가지 행동 시나리오를 주고, A 그룹에게는 자신이 그 행동을 했을 때 느낄 만한 수치심 강도를 1~4 중 선택하게 했다. B 그룹에게는 타인이 그 행동을 했을 때 드는 부정적인 감정을 1~4 중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A그룹이 자신의 수치심을 예상한 점수와, B 그룹이 남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점수가 평균 약 84%에 이를 만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다 코스미데스 진화심리학센터 연구원은 “무리 내에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미리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예상하고 사전에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무리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9월 10일자에 실렸다.
doi:10.1073/pnas.1805016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