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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 성적의 ‘진짜’ 의미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선발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을 준다. 교과 성적 그대로를 활용하는 정량평가와 달리, 학교생활기록부 전반에 기록된 요소들을 활용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라면 교과 성적이 부족하더라도 비교과 활동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만으로는 진학이 불가능한 대학을 비교과 등을 통해 보완해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교과 성적 관리 없이는 지원하기 어려운 전형이기도 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 성적의 ‘진짜’ 의미를 알아보자.

 

학업 역량 평가의 일차적 요소


많은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 그대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교과 성적의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전국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밝힌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요소의 중요도를 살펴보자.

 

위 표를 보면 ‘학생부 전체 교과 성적’ ‘학생부 지원학과 관련 교과 성적’ ‘학생부 교과활동’ 등 교과 성적과 관련이 있는 평가요소들의 중요도가 높다. 왜 그럴까.

 

 

대학에서는 정성평가 대상을 점수로 변환한 결과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대학이 교과 성적을 활용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그리고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업역량, 전공적 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잠재력 등을 평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교과 성적이 이런 지표를 일차적으로 드러내는 것 이라고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교과 성적을 어떻게 반영할까. 고려대가 밝힌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을 통해 추측해볼 수 있다.

 

 

➊을 보면 교과 성적, 즉 등급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몇 명이 이수한 과목인지, 학생 간의 수준 차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4등급을 받았더라도 표준편차가 작고 평균이 높은 집단 즉, 우수한 집단에서 4등급을 받았다면 정량적 평가처럼 4등급에 해당하는 점수가 아니라 더 좋은 평가를 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➋를 보면 개설자 수가 적고 난이도가 높은 과목을 이수한 경우에는 등급도 평가요소가 되지만, 그것이 학생의 진로나 목표 학과와 관련된 과목을 이수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면 학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높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➌은 학교마다 반영 과목에 차이가 있지만 관심 과목에서만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면 흥미를 느끼는 과목만 열심히 하는 불성실한 학생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결국 교과 성적 결과를 정량적으로 반영하지는 않지만, 교과 성적과 관련된 다양한 지표들을 활용해 깊이 있는 해석을 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 관리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교과 성적 반영 시뮬레이션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교과 성적 반영방법을 알았다면, 실제 학생들의 다양한 지표가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 왼쪽 아래 세 학생의 성적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정량평가로 세 학생의 과학 교과 성적을 평가하면 A>;B>;C 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학생부종합전형의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을 적용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A 학생은 석차 등급으로는 모두 1등급으로 가장 우위에 있다. 하지만 평균과 표준편차, 이수자 수를 모두 고려하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이수자 수를 살펴보면 A 학생의 학교가 가장 많다.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는 전체 이수자 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수자 수가 많다는 것은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도 가장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B와 C 학생의 학교는 이수자 수가 A 학생의 학교보다 적기 때문에 1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 특히 B학생 학교의 이수자 수는 A 학생 학교의 3분의 1 수준인 만큼 1등급을 받기가 더욱 어렵다. 따라서 A 학생의 1등급보다 B 학생의 1등급이 더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된다.


다음으로 표준편차와 평균을 살펴보면, B 학생 학교의 표준편차가 가장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표준편차가 작다는 것은 학생들 간의 흩어진 정도(분산), 즉 점수차가 적다는 것으로 학교 학생들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B 학생의 학교의 평균이 가장 높은데, 이는 시험이 쉬웠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수준이 높은 학교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B 학생이 A나 C 학생보다 우수한 집단에서 1, 2등급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더욱 우수한 학생으로 추측할 수 있다.

 

 

등급만으로 지원 가능선 가늠 안 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등급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면밀하게 검토해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동아리 활동, 독서활동, 수상내역 등 비교과 활동을 학생의 진로 및 목표 학과와 관련지어 종합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 성적은 정량평가도 아니고 유일한 평가 기준도 아니지만, 학생이 교과 성적을 받게 되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과 관련지어 해석하고, 일차적으로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교과 성적이 중요하다고 해서 단순히 등급만으로 지원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희대가 밝힌 2017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네오르네상스 전형) 합격자들의 교과 성적을 살펴보면, 합격자 평균은 2등급대이지만 등급 분포를 보면 4등급, 5등급 심지어 7등급까지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위 표).결국 지원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 등급이 비교과 요소와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얼마나 학생의 강점을 드러내는지가 중요하다. 즉, ‘이 정도 등급이면 어디까지 지원이 가능하나요?’라는 수험생들의 물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성평가를 정량적 기준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성평가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올바른 입시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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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 자료출처

    경희대입학전형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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