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개교한 광주과학고는 2014년 영재학교로 전환됐다.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올해 3월 26일부터 4월 2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았으며, 90명 모집에 816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9.07대 1을 기록했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7월에 진행된다. 앞으로 학생들은 어떤 평가를 거쳐서 선발될지 정원영 광주과학고 입학부장을 만나 직접 들었다.
서류전형, 학교생활기록부가 가장 중요
광주과학고의 입학전형은 1단계 학생기록물평가와 2단계 종합적 문제해결력 평가, 3단계 영재성 다면평가로 구성돼 있다. 원서 접수 시 제출해야 하는 다양한 서류 중 평가에 주요하게 사용하는 것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개발계획서, 담임교사와 교과교사 추천서다.
각 서류의 반영 비율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다. 정 입학부장은 “학교생활기록부는 학교생활을 얼마나 성실하게 열정을 가지고 임했는지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자료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며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반영하는 내신 성적과 출결 상황을 먼저 확인한다”고 말했다.
무단지각이나 무단결석, 무단외출은 감점 요인이 된다. 내신 성적의 경우 1학년과 2학년 성적만 평가에 반영하지만, 합격 발표가 난 뒤라도 3학년 성적이 급격하게 하락한 경우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학교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광주과학고로 진학이 결정된 뒤에도 중학교 생활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충실도 이외의 학교생활에 대한 평가는 교과특기사항과 동아리 활동, 독서활동 등을 통해 학생이 어떤 꿈을 가지고 어떤 태도로 학교생활을 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평가한다. 2019학년도부터는 1단계 평가에서 학교생활을 월등히 우수하게 수료한 것으로 판단되면 우선선발도 한다.
광주과학고는 다른 영재학교와 달리 자기소개서가 아닌 자기개발계획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자기개발계획서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지원자들의 고민을 줄이고 어떻게 적어야 할지 지원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려 주기 위해서다.
정 입학부장은 “자기개발계획서에 어떤 내용을 기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4개 문항으로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며 “4개 문항에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라는 문구가 여섯 차례나 들어갈 정도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는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글을 얼마나 잘 썼는지는 평가 요소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남들보다 잘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버리고 평범 하더라도 솔직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 비법이라고 한다. 본인이 어떤 계기로 과학자의 꿈을 선택하게 됐는지, 수학·과학이 평생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언제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평가자에게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정 입학부장은 “모든 학생에게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적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단계 평가, 선행학습 도움 안 돼
2018학년도 광주과학고 입학전형에서는 710명이 지원해 1단계에서 100명 미만이 탈락했다. 1단계 평가의 경우 탈락자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2단계 종합적 문제 해결력 평가에서는 150여 명만이 선발돼 3단계 전형을 치렀다. 1단계에 비해 2단계 탈락자가 많다.
광주과학고는 2단계에서 수학·과학 과목으로 나눠 각각 120분 동안 문제를 풀게 한다. 문항수와 형식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대략 수학 20여개 문항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각 과목별로 5~6개 문항이 출제되고, 난이도가 낮은 문제부터 심화 문제까지 섞여 있다.
정 입학부장은 “광주과학고의 종합적 문제해결력 평가 문제는 8개 영재학교 중 난이도를 가장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사교육의 영향을 최소화해 혼자 공부해도 합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과학고 재학생들도 선행학습이 합격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대신 광주과학고 2단계 문제는 중학교 전 과정의 개념을 다루고 있어 성실하게 공부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변별력을 갖추고 있다.
1박2일로 진행되는 3단계 영재 다면평가에서는 의사소통 능력과 리더십 및 인성, 융·복합적 사고력, 과학 연구설계 능력을 평가한다. 형식은 매년 새롭게 구성되는 평가 위원이 설계하기 때문에 매번 달라질 수 있지만, 전년도와 유사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2018학년도의 경우에는 면접과 토론, 실험 설계, 수학적 사고력 평가를 진행했다. 면접의 경우 생활기록부와 자기개발계획서를 통해 중학교 생활에 대해 질문한다. 토론은 제시되는 글을 읽고 학생이 주제를 선정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다. 실험 설계는 중학교 교육 과정에서 나오는 실험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평가했으며, 융·복합적 사고력은 지문을 읽고 내용을 이해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정 입학부장은 “앞으로 입학 전형이 더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학교 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전형을 만들고, 사교육보다는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한 학생을 가장 가치 있게 평가하고 최우선 선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