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물, 맥아, 효모, 홉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다. 이 중 풍미를 결정하는 재료는 홉이다. 그런데 제이 키슬링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원팀이 홉 없이 효모만으로 홉의 풍미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3월 20일자에 발표했다.
홉 특유의 쌉싸름한 향은 암꽃이 가진 화학물질에서 나온다. 특히 감귤향을 내는 ‘리날로올(linalool)’과 장미향을 내는 ‘제라니올(geraniol)’이 독특한 향의 원천이다.
연구팀은 효모가 직접 리날로올과 제라니올을 생산할 수 있도록 효모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이 성분이 다량 포함된 민트와 바질의 DNA를 효모에 주입해 직접 풍미를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게 조작한 효모로 맥주를 만들어 4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연구진의 맥주가 기존 맥주보다 풍미 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홉 없이 만든 맥주로 홉의 향을 느낄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키슬링 교수는 “맥주의 풍미는 다양한 화합물의 조화로 생기는 만큼,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완벽한 홉 없는 맥주를 만들 계획”이라며 “홉 재배에 필요한 물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doi:10.1038/s41467-018-03293-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