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호수 속. 산소가 희박한 상황에서도 금붕어를 포함한 붕어 속(Carassius ) 동물은 수개월간 생존한다. 척추동물로는 특이하게 무산소성 포도당 대사 산물인 젖산을 위험 농도가 되기 전에 에탄올로 바꿔 내보내기 때문인데, 최근 그 분자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괴란 닐손 노르웨이 오슬로대 생명과학과 교수와 스티안 엘르프센 인랜드노르웨이응용과학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금붕어를 산소 환경과 무산소 환경에 각각 노출시킨 뒤, 골격근의 단백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붕어의 근육에는 척추동물이 가진 보통 단백질뿐만 아니라 또 다른 단백질이 추가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단백질은 산소가 없을 때 강하게 활성화됐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미토콘드리아 밖에서 대사 산물을 에탄올로 전환하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붕어 속 동물의 유전자 계통을 분석한 결과, 800만 년 전 일어난 전체 단백질 게놈 복제 때 이 단백질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캐서린 엘리자베스 파거네스 노르웨이 오슬로대 박사는 “붕어는 에탄올을 생산해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어류로, 경쟁을 피하고 같은 수역에 사는 다른 어류에게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는 어떤 종이 환경에 적응할 때 새로운 물질을 진화시키는 것과 게놈 복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8월 11일자에 실렸다.
doi:10.1038/s41598-017-07385-4